글로벌 게임 엔진업체 유니티 CEO "한국은 2∼3년 앞선 시장"

입력 2022-11-07 12:00
글로벌 게임 엔진업체 유니티 CEO "한국은 2∼3년 앞선 시장"

"2030년 인터넷은 새로운 버전으로 바뀔 것…메타버스는 이미 와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한국 시장은 게임에 있어 '자이언트'(거대한) 시장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유니티 본사에서 만난 존 리키텔로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해 "굉장히 고급화돼 있고, 최고의 게임 회사들이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글로벌 게임 엔진 기업인 유니티는 개발자들이 게임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툴(패키지)을 제공한다. 미국의 언리얼과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유니티에 있어 한국 시장은 북미와 중국, 일본에 이어 4번째다. 한국의 상위 1천 개 모바일 게임 10개 중 7개가 유니티 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리키텔로 CEO는 "한국은 나로서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나 게임이 2∼3년은 앞선 곳"이라며 "이에 많은 것을 학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등으로 "4∼5년 동안은 못 갔지만, (그전에는) 꽤 자주 방문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 게이머들이 셀럽(유명인)이 되는 것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리키텔로 CEO는 "게이머들이 연예인이 되는 게 굉장히 재미있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며 "미국도 그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한국은 그 방면에서 굉장히 발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고객 기업도 소개하며 유니티 위상을 자랑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에 대해 "창작이나 운영 면에서 굉장히 고도의 게이밍 회사들"이라고 평가하며 "모두 우리의 고객"이라고 웃었다.

이어 "현대차와 LG전자도 고객"이라고 소개했다.

유니티는 게임 엔진뿐만 아니라 글로벌 메타버스 환경 구축과 실시간 3D(3차원) 콘텐츠 개발·운영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와는 싱가포르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공장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현대차는 매우 야망 있는 기업이고 생산과 연구개발(R&D), 혁신센터 등은 메타버스를 통해 크게 발전할 수 있다"며 현대차 CEO를 만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면 회사가 효율적으로 회사가 커나갈 수 있다"며 "현대차의 꿈 실현에 유니티가 함께 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니티는 LG전자와는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휴먼'과 실제 집을 똑같이 구현하는 '메타 홈' 구현을 위한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리키텔로 CEO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라며 "인터넷과 다른 점은 그것이 리얼타임, 즉 실시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런 미팅 장소에 3명은 같이 있고, 3명은 다른 자리에서 디지털로 미팅하고 있다 해도 같은 공간에 있는 것과 같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엌 공사를 한다고 가정하면 컴퓨터에 내가 원하는 냉장고와 싱크대, 색깔 등까지 말하면 똑같이 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30년이 되기 전에 인터넷은 새로운 버전으로 바뀌어 기존 오피스가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는 디자인이 그대로 구현될 것"이라며 "어쩌면 메타버스는 이미 와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티는 1일부터 이틀간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개발자들을 위한 연례 이벤트인 '유나이트 2022'를 열고 실제 사람과 같은 '디지털 휴먼' 기술을 선보였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