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트위터 일주일…직원 50% 해고 '칼바람'·광고주 이탈

입력 2022-11-05 10:15
머스크의 트위터 일주일…직원 50% 해고 '칼바람'·광고주 이탈

3천700명 일괄 감원…이메일 해고 통보에 직원들 분노·좌절

머스크 "광고 중단에 매출 대폭 감소"…광고주 '달래기' 주력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트위터가 창사 이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파라그 아그라왈 전 CEO 등 기존 경영진을 쫓아냈고 전체 직원의 50%를 일괄해고하는 등 냉혹한 '칼바람' 경영에 착수했다.

또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 복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콘텐츠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자 트위터의 변화를 우려한 광고주들이 잇따라 이 플랫폼에서 유료 광고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일도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트위터에 오신 걸 환영한다"며 "트위터가 일주일 동안 혼란을 겪었다. 광고주는 달아나고 직원들은 두려움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트위터는 이날 전체 인력의 50%에 해당하는 직원들에게 정리해고 이메일을 일괄 발송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3천700명이 감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콘텐츠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신뢰·안전팀의 15%가 해고됐고, 엔지니어링과 머신러닝, 인공지능(AI) 윤리, 영업, 광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검색, 공공정책, 인권 등 거의 전 부서와 팀에 걸쳐 해고 통지서가 발송됐다.

구체적인 해고 사유 없이 '오늘이 회사에서의 마지막 근무일입니다'라는 이메일을 받은 직원들은 분노와 좌절감을 드러냈다.

영국 런던에 근무하는 크리스 유니는 "새벽 3시에 이런 통보를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회사 측의 일방적인 해고 조치를 비꼬았다.

머스크는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회사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광고 수입은 되레 내리막길을 걸을 조짐을 보였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이날 트위터에서 광고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도 트위터 광고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 광고주는 혐오 콘텐츠 증가 우려, 주요 임원 퇴사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등을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자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해 "트위터의 잠재력은 엄청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도 "많은 광고주가 트위터에서 (광고비) 지출을 중단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선 "활동가 단체들이 광고주를 압박해 (트위터에서 광고주들이 이탈하면서) 회사 매출이 대폭 감소하게 됐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 40여 개 단체는 최근 트위터의 상위 20개 광고주에 공개서한을 보내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혐오 발언과 거짓 정보, 음모론을 허용할 경우 광고 중단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광고주 이탈이 가시화하자 트위터의 콘텐츠 관리정책 책임자인 요엘 로스는 회사의 콘텐츠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광고주를 안심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잘못된 정보와 싸우는 것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도 광고주 달래기에 직접 나섰다. 그는 로스의 트윗 이후 재차 글을 올려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잘못된) 콘텐츠 관리에 대한 트위터의 강력한 약속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광고주들에게 호소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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