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군에 지원자 밀려든다" 말한 날 중범죄 전과자 동원허용
"동원목표 초과" 주장하면서 아동 성범죄자·간첩 외 동원법 서명
우크라 헤르손 점령지 주민 대피 촉구…"민간인 피해 안돼"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중범죄 전과자에 대한 군 동원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리아 노보스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아동 성범죄, 반역, 간첩, 테러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30만 명 동원 목표를 달성했다면서 동원령 종료를 발표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추가 동원은 없고 앞으로는 지원자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군에 지원자가 몰려들면서 동원령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타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일인 '국민 통합의 날'을 맞아 친러시아 자원봉사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벌써 31만8천 명을 동원했다"며 "지원자들이 합류해서 그렇다. 지금도 지원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중 4만9천 명이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이고 나머지는 훈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9월 21일 동원령이 내려진 후 전국 각지에서 시위와 방화, 총격 사건이 벌어졌으며,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빠져나간 이들이 동원령 목표와 맞먹는 30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점령지 주민의 대피도 촉구했다.
그는 "민간인들이 폭격을 비롯해 군사 활동의 피해를 봐선 안 된다"며 "헤르손 주민을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부터 재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헤르손 주민을 위험 지대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완전히 옳다고 강조하고, 피란민들을 위한 러시아 서류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맞붙은 요충지로,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이곳에서 러시아 점령지 약 500㎢를 수복한 데 이어 추가 대규모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주민 대피령 이후 헤르손 철수를 시사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런 공개 발언이 의도된 함정일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한편 2005년 정해진 '국민 통합의 날'은 1612년 11월 4일 의병대장 쿠즈마 미닌과 드미트리 포자르스키가 이끄는 민병대가 모스크바에서 폴란드 군대를 몰아내며 제정 러시아가 폴란드 지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있는 의병대장 동상에 헌화하고 "17세기 초 러시아는 주권을 잃을 위기였지만 국민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고 민병대에 결집해 조국을 지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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