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업계 달러채 위기 심화…"분석 불가 수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부동산 업계의 달러 채권 위기가 심각해져 더는 분석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인 루미스 세일즈의 즈웨이펑 수석 애널리스트가 이같이 밝혔다.
2005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기업의 달러 표시 채권이 발행됐을 당시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재직하며 신용조사를 담당한 바 있는 그는 이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시장을 더는 분석할 수 없을 때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투자등급이었던 중국 부동산 달러 채권의 시장 가치가 지난 한 달 동안 23% 하락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전례 없이 많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2020년 해당 기업들의 과도한 대출과 주택 구매자의 투기, 그리고 이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엉킨 가운데 작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시작으로 중국 부동산 기업의 달러 채권 채무불이행이 시작됐다.
이는 부동산 기업들의 아파트 건설 중단과 이를 계기로 수분양자들의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로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당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소비 감소가 더해져 중국 내에서 주택판매가 갈수록 줄었고, 이는 다시 부동산 기업의 위기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지난 1일 중국 15위 부동산 개발업체 쉬후이(旭輝·CIFI)가 홍콩증시 공시를 통해 지난달 만기인 해외 채무와 관련, 채권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상환 연기를 선언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부동산개발업체 녹지(뤼디·그린랜드)그룹이 이달 13일 만기인 3억6천200만달러(약 5천153억여원) 규모 미지급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해 상환의무를 다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내년까지 갚아야 할 국내외 채무가 최소 2천920억달러(약 414조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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