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사용 우려 속 "핵무기는 전적으로 방어용" 성명
외무부 '핵전쟁 방지 성명'…"승자없고 일어나선 안돼"
서방 '핵계획 논의' 의심에 러 '근거없는 악질선전' 주장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서방의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가 핵무기는 전적으로 방어용으로만 사용될 것이란 성명을 내놓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2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핵전쟁 방지에 관한 성명'을 통해 "핵무기는 대량살상무기가 동원된 (적의) 공격이나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는 재래식 무기가 동원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어 "러시아의 핵 독트린은 아주 명확히 규정돼 있으며, 그것은 철저히 방어적 성격을 띠고 확대 해석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강국 가운데 하나로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국제 안보와 전략적 안정성 강화 문제에서 각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핵억제 정책 실현에서 러시아는 승자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핵전쟁 불용납의 원칙을 엄격하고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1월 3일 채택된 5대 핵보유국(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지도자들의 '핵전쟁 방지 및 군비경쟁 방지' 공동성명에 전적으로 충실할 것"이라고도 했다.
외무부는 "현재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핵강국들의 군사적 충돌 방지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면서 "다른 핵강국들도 이 최우선 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태세를 보이고, 상대국의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익을 침해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러시아 외교당국의 성명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고전하는 러시아군이 전황 반전을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러시아군 수뇌부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언제, 어떻게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고 전하면서, 이 같은 정보가 지난달 중순께 미 정부 내에서 공유됐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 인사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지역을 포함한 자국 영토 수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한 서방측 경고에 대해선 '근거 없는 대러시아 악질선전'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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