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불법 이주민 문제에 알바니아 총리가 정색…"우리 탓 말라"
"영국 범죄대응·국경관리 정책 실패…알바니아인 범죄자로 몰지 마"
내무장관, 영불해협 불법 이주민 '침략' 표현 논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불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민 문제가 영국과 알바니아간 외교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이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영국은 범죄와 국경 관리 정책 실패를 알바니아인 탓으로 돌리며 차별하지 말라고 공개 비판했다.
라마 총리는 영국으로 이주한 알바니아인 14만명 중 70%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살았고, 1천200명은 기업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알바니아인들은 열심히 일해서 세금을 낸다고 강조하면서 알바니아인을 범죄자로 몰아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알바니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고 유럽연합(EU) 가입을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이 비슷한 문제가 있었을 때는 자체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소개하고, 영국과 협력할 태세가 돼있지만 팩트와 상호 존중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영국은 알바니아와 계약을 하고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알바니아인들을 신속하게 돌려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날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은 작은 보트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알바니아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현대 노예제 피해자로서 난민인정을 신청한다는 그들의 주장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들어 영불해협을 건너온 불법 이주민 4만 명 중 알바니아인이 1만2천명으로 2020년의 50명에 비해서 폭증했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알바니아인 중 1만명이 남성인데 이는 알바니아 성인 남성 인구의 1∼2%에 달한다고 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지난달 31일 의회에서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알바니아인들은 범죄 조직이나 마약 등의 범죄 행위에 가담한 젊은 미혼 남성들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주에는 영불해협을 건너오는 불법 이주민 증가에 관해 묘사하며 '침략'이란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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