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50명 이상 모이는 무허가 레이브 파티 불법화 추진

입력 2022-11-02 15:10
이탈리아, 50명 이상 모이는 무허가 레이브 파티 불법화 추진

'극우' 멜로니 총리 "국민 안전 위한 조치"

일각선 '선택적 규제' 비판도…"2천명 모인 무솔리니 지지 집회는 방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조르자 멜로니(45) 신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새 내각이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밤샘 파티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기로 했다고 BBC 방송·로이터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극우 성향인 여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은 지난달 31일 50명 이상이 모여 '레이브(Rave) 파티'를 벌이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위반시 최대 징역 6년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당국이 음향 장치 등 파티에서 사용된 물품을 압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담길 예정이다.

레이브 파티는 젊은이들이 농장 등에 버려진 창고나 천막 같은 시설을 활용해 테크노 음악에 맞춰 밤새 춤을 추며 어울리는 파티를 일컫는다.

엑스터시와 같은 마약류와 과도한 음주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아 이탈리아에서 사회 문제로 부각하고 있다.

FdI의 이번 법안은 북부 모데나에서 핼러윈을 맞아 주말 내내 시끄럽게 레이브 파티를 벌이던 1천여 명이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해산된 사건 직후 발의됐다.

지난해에는 유럽 전역에서 몰려든 1만 명가량이 비테르보 지역에서 며칠 동안 파티를 벌이다가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연정 파트너인 마테오 살비니 동맹(Lega) 대표는 "이제 파티는 끝났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법안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이탈리아의 법을 다른 유럽 국가 수준에 맞춰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멜로니 총리가 선택적 규제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주말 북부 프레다피오에 2천여 명이 모여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파시즘 정권 수립 토대가 된 '로마 진군'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진을 열었는데, 이때는 당국 제재가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내무장관은 이에 레이브 파티와 해당 행진은 완전히 다른 사안이라며 로마 진군 기념 행진은 공공질서를 파괴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취임한 멜로니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무솔리니가 파시즘 정권을 수립한 지 100년 만에 등장한 극우 총리다.

멜로니 총리는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라고 단언했으나 파시스트를 상징하는 삼색 불꽃 로고를 여전히 당 로고로 사용하는 등 파시즘에 경도된 모습을 보여 우려를 사고 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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