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가격상한제, 원유수급·국제유가에 큰 충격 없을 것"
로이터, 경제전문가 42명 설문…"일일 공급 감소폭, 많아야 200만 배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내달 시행해도 글로벌 원유수급과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경제 전문가와 애널리스트 42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내달 5일 제재가 시행되면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단기적으로 최대 하루 200만 배럴가량 감소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최대 200만 배럴의 감소폭은 국제 원유가격을 크게 밀어 올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서, 러시아가 유럽 대신 아시아로 수출을 확대해 원유 수출망을 성공적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점이 이런 분석이 나오게 된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은행 LBBW 소속 원자재 시장 전문가 프랑크 샬렌베르거는 "단기적으로는 제재로 인해 하루 150만∼200만 배럴가량 시장공급이 줄 수 있지만 러시아 수출업계는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에서 다른 구매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무역회사 비톨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는 최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산 원유의 시장 공급량이 이번 겨울 최대 일일 1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 은행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제재에도 러시아의 원유 생산 및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이 매체와 접촉한 미국 재무부 당국자도 러시아산 원유의 80∼90%가 제재 이후에도 여전히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면서 일일 공급 감소분을 100만∼200만배럴로 추산한 바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설문에 응한 애널리스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정책 유지에 따른 중국 내 원유 수요 감소와 경기후퇴 조짐이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와 관련한 비관론을 상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반응은 관련 업계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 조처의 효과를 불확실하게 보고 있으며, 시장 충격에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대상 다변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플로랑 펠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수출은 견조하겠지만, 대체 수입처 확보나 운반수단이 제한적인 생산량이 현재 하루 300만배럴에 이르는 까닭에 조만간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