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외신 "관료집단 젊은이들 좌절시켜…윤대통령에 시험대"

입력 2022-11-01 16:15
수정 2022-11-01 20:32
[이태원 참사] 외신 "관료집단 젊은이들 좌절시켜…윤대통령에 시험대"

블룸버그 "향후 대응에 정치적 미래 좌우될수도"

"젊은이들 참변" 이태원참사, 세월호 사태와 비교해 다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이태원 참사로 인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숨진 사고가 발생해 정치적 인화점이 생성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통신은 윤 대통령과 관련해 이번 사안의 민감성을 세월호 참사와 비교해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핼러윈 군중의 운집에서 150명 이상이 숨진 것, 주로 고등학생이던 300여명이 2014년 세월호 침몰로 숨진 것의 유사성을 찾는 게 어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사례 모두 관료집단이 젊은이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피할 수 있던 비극적 사건을 거의 상상할 수 없는 규모로 불렀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뒤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되는 과정을 짚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과오가 있더라도 선박 과적과 승객을 버린 승조원으로 비판받는 세월호 침몰에 대해 개인적 책임은 불분명한 상태였지만 대응 때문에 비판을 불렀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많은 이들이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게 된 원인은 사고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감정적으로 동떨어진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핵심 의문은 사고 뒤 대국민 브리핑 전까지 중대한 7시간 동안 행방의 수수께끼였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진상조사를 위한 광범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박 전 대통령보다 빨리 움직이기는 했으나 현재 실수할 여유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통신은 젊은이들이 희생된 사고가 특히 예민하다며 2001년 미국 핵잠수함이 고등학생들을 태운 어선을 들이받아 4명이 숨진 일본 사례를 들었다.

당시 이미 지지율이 낮던 모리 요시로 당시 일본 총리는 사고 소식을 들은 뒤에도 골프를 치다가 크게 비난을 받았고 결국 두 달이 지나기 전에 사퇴했다.

이런 맥락에서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같은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말을 해 논란에 휘말렸다.

블룸버그는 1989년 영국 힐스버러 축구장 참사,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하지 참사 등의 교훈은 충분한 계획이 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를 두고도 수만 명이 모이는 행사에 경찰관을 137명 배치한 게 적합했는지 이미 많은 이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이태원 참사 같은 비극은 피하기 쉽지는 않지만 자연재해가 절대 아니기에 피할 능력을 갖추고 피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는 그가 다음에 하는 일에 좌우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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