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동 우려 속 중국 무역 위안화 결제 증가세 이어질 것"

입력 2022-11-01 11:59
"환율변동 우려 속 중국 무역 위안화 결제 증가세 이어질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기업들이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려고 하면서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 트레이드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2020년 초 20% 미만이었지만, 올해 8월 약 30%로 올랐다.

여전히 40% 이상은 달러로 결제됐으나, 2020년 이후 중국의 수출 신장 등에 힘입어 위안화 결제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났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융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기업들은 정말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미래 환율에 대한 평가 등 여러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이후 중국의 왕성한 수출도 더 많은 위안화 결제를 이끌었다"며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제품 공급망의 중요한 부분이며 지난 2년간 많은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수출했다"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켈빈 라우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지정학적 상황, 대만해협과 기술 문제 등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에 따른 통화 다변화 필요성으로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 무역 결제는 절대적으로 분명하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위안화가 러시아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에서 사상 처음 달러를 제치고 거래액과 거래량 1위 외화에 올랐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주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한 후 국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위안화 결제 증가세의 주요 요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달러 패권에 맞서 SCO 회원국 간의 독자적인 지불 및 결제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힌리치재단 스티븐 올슨 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에서 달러보다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리기 위해 중국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 지도부의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대에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어떠한 분야도 취약성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기대 야오 리 부교수는 중국과 미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추세로 더 많은 지역 무역 블록이 조성될 것이며, 해당 블록에서는 달러가 아닌 자신들의 통화와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우리는 위안화 결제 비중이 앞으로 더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는 위안화와 싱가포르달러가 회원국 사이 거래에서 더 많이 채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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