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PSA 검사 줄면서 전이암 늘었다"

입력 2022-11-01 08:42
"전립선암, PSA 검사 줄면서 전이암 늘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전립선암 진단 혈액 검사법인 전립선 특이항원(PSA: prostate-specific antigen) 검사가 과진단(overdiagnosis)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줄어들면서 암세포가 전이된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 로젤 암 센터(Rogel Cancer Center)의 영상종약학 전문의 알렉스 브라이언트 박사 연구팀이 128개 재향군인 헬스센터의 PSA 검사율과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9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PSA 검사율이 높은 헬스센터에서는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이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40세 이상 남성의 PSA 검사율은 2005~2019년 사이에 47%에서 37%로 떨어졌다.

반면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은 2005년의 10만 명당 5명에서 2019년에는 10만 명당 8명으로 높아졌다.

헬스센터에 따라 PSA 검사율이 높으면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은 떨어졌다.

PSA 검사율이 10% 높아지면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은 9% 낮아졌다.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PSA 검사 감소가 부분적인 이유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 증가의 정도(magnitude)를 볼 때 PSA 검사 감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러한 정보가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 대학 병원 비뇨기 종양 실장 앤서니 코코란 박사는 PSA 검사가 진행성 전립선암 위험을 줄여준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면서 그러나 PSA 검사의 부작용을 고려해 득과 실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이가 PSA 검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70세 노인이라도 건강 상태가 좋으면 앞으로 오래 살 수 있는 만큼 PSA 검사를 받는 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SA 검사는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와 판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편 버지니아 대학 암센터의 로버트 드레이서 박사는 이 결과는 의료기관 수준에서 진행된 PSA 검사율과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율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줄 뿐이며 PSA 검사가 진행성 전립선암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암 학회는 45세부터 PSA 검사를 받을 것인지를 의사와 상의하고 직계 가족 중에 이른 나이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의사와의 상담을 40세로 앞당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PSA 검사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미국 질병 예방특별위원회(USPSTF: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가 2012년 전립선암 표준검사법인 PSA 검사가 필요가 없다는 지침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위는 그 후 2018년 이 지침을 수정, 55~69세 남성은 PSA 검사를 의사와 상의한 뒤 득과 실을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70세 이후엔 PSA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그대로 두었다.

PSA 검사는 혈액 샘플을 채취, 전립선에서 만들어지는 특이 단백질인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PSA 수치가 높으면 전립선암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립선암이 아닌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등 다른 양성 전립선 질환인 경우에도 PSA 수치가 올라갈 수 있어 허위 양성(false positive)과 이에 따른 과진단(overdiagnosis) 가능성이 있다.

PSA 수치가 높아 전립선암이 의심될 때는 전립선에 바늘을 찔러 조직 샘플을 떼어내는 조직 생검(biopsy)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전립선암은 아주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다 해도 대부분은 진행이 매우 느려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드물다.

이 경우 당장 치료를 시작하면 요실금, 발기부전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과치료(overtreatment)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미국 영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for Radiation Oncology)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미국 의학협회 저널-종양학'(JAMA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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