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前 美부통령 "대선뒤집기 압박에 트럼프와의 관계 파탄"

입력 2022-11-01 00:55
펜스 前 美부통령 "대선뒤집기 압박에 트럼프와의 관계 파탄"

자서전서 "줄리아니 등 트럼프 개인 변호사들, 캠프 변호인단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들의 개입으로 트럼프와 자신의 관계가 악화하다가 트럼프의 선거 뒤집기 명령을 거부하면서 그 관계가 파탄 났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미 매체 악시오스와 더힐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다음 달 15일 발간될 자서전 '신이여 굽어살피소서'에서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변호사들과 트럼프의 외부 변호사들 간 만남이 최악이었다고 평가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 트럼프가 패배한 선거 결과에 대한 법적 이슈를 논의하던 와중에 캠프 변호사들과 루디 줄리아니 등 트럼프 개인 변호사들 간의 회의를 거론, "마구잡이식 논쟁에 익숙한 사무실에서조차 그것은 최악이었다"며 "거기에서부터 관계가 악화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캠프 변호사들이 대선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와 관련해 부정적인 보고를 했지만, 줄리아니 등 개인 변호사들이 이론을 제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줄리아니는 회의 도중 스피커폰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당신의 변호사들은 당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캠프 변호인단을 비판하기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결국 그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리아니와 시드니 파월에게 법적 전략을 맡기는 치명적인 결정을 했다"며 "1월의 비극적인 날(1·6 의사당 난입사태)을 향해 씨앗이 뿌려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인증하고자 자신이 주재한 상원과 하원 합동회의에서 트럼프가 인증 대신 결과를 뒤집으라고 압박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때 둘 사이의 관계가 깨졌다고 회고했다.

이 책 출판사는 1·6 사태를 언급하면서 "부통령은 의사당을 떠나길 거부했고, 폭동이 진압되자 의회를 재소집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완료했다"며 "부통령의 첫 임무는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지만 신과 헌법에 대한 충성이라는 더 큰 게 있다"고 썼다.

트럼프는 펜스 전 부통령이 자신의 명령을 거부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승리자로 공식 인증하자 "배신자"로 낙인찍으며 지금껏 험담을 퍼붓고 있다.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펼쳐진 공화당 경선에서도 트럼프와 펜스는 각기 다른 후보들을 지지하며 맞서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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