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다리 무너져 우르르 물에 빠졌다"…印현수교 참사 순간

입력 2022-10-31 15:58
수정 2022-10-31 16:18
"갑자기 다리 무너져 우르르 물에 빠졌다"…印현수교 참사 순간

"많은 인파로 다리 붕괴"…주민 "축제 때라 놀러 온 어린이 많이 희생"

140여명 사망…당국, 보트·드론 동원해 수색 진행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많은 인파가 다리 위에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다리가 무너져 모두 물에 빠졌습니다."

인도 10세 소년 메훌 라발이 전한 인도 모르비 현수교 붕괴 참사 순간이다.

라발은 31일(현지시간) 인도 PTI통신과 인터뷰에서 전날 서부 구자라트주 모르비 지역에서 발생한 현수교 붕괴 사고 때 로프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했다.

그는 "다리 붕괴 후 늘어진 로프를 잡았고 천천히 기어올라 살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실종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라발에 따르면 사고 당시 다리 위에는 3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인도 매체와 외신은 당시 인파의 수가 400∼500명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보행자 전용인 이 현수교가 한 번에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은 15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발은 "다리가 무너진 주원인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사고로 31일 오전까지 14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된 이의 수는 177명이며 일부는 무너지지 않은 다리 쪽에 있거나 헤엄쳐서 현장을 탈출했다.

사고 후 강둑으로 헤엄쳐 나온 프라티크 바사바는 "(물에 빠진) 어린이 중 일부를 끌어내고 싶었지만 익사하거나 물에 휩쓸려 가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지역 주민은 사망자의 대부분은 어린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왈리 연휴를 맞아 많은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이곳에 즐기러 왔다"고 설명했다.

디왈리는 힌두교 최대 축제이자 인도에서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인도 국민 대부분은 이때 길게 휴가를 내고 고향을 찾거나 집으로 친지를 초대한다.





또 다른 주민은 "사고가 난 직후 인근에 사는 모든 주민이 구조하러 달려왔고 많은 목숨을 구했다"며 "하지만 저녁때라 빛이 약해 구조가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사고는 일몰 직후인 오후 6시40분께 발생했다.

사고 후 인근 병원은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몰려든 주민과 부상자 등으로 아수라장이 연출됐다.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모나 모바르라는 이름의 여성은 이번 사고로 11살짜리 딸을 잃었고 남편과 아들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모바르와 자매지간인 소날은 "모바르가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병상에 있는 남성 아리프샤 샤흐마다르는 아내와 5살짜리 아들을 잃은 가운데 자신도 치료를 받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인도 당국은 현재 사고 현장에 보트와 드론 등의 장비와 함께 재난대응팀과 군병력을 투입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아직 실종된 이들이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