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러 사망자 소식에 블라디보스토크시 유족 지원 방침

입력 2022-10-31 12:04
[이태원 참사] 러 사망자 소식에 블라디보스토크시 유족 지원 방침

사망자 4명 모두 20대 여성…부상자 1명 위독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러시아 현지 매체들이 관련 보도를 이어가며 자국 피해자 등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러시아 극동 지역 매체 프리마메디아 등에 따르면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숨진 러시아인 4명은 모두 2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가운데는 대학생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가 글로토바 주한 러시아대사관 공보관은 "우리는 (러시아 국적) 사망자가 4명이고 또 다른 러시아 여성 1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을 확인했다"며 "아직 병원에 접근할 수 없으나 환자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4명 가운데 25세 여성 1명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극동연방대(FEFU) 졸업생으로 1년가량 한국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소식을 접한 해당 여성의 친구들은 유족들에게 장례비용을 보태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시 당국도 희생자 유족들의 요청이 있으면 시신 이송 등을 위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해주정부는 "피해자 유족과 친구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 현지 매체는 사고 당일 현장에 있었던 러시아 여성을 인터뷰해 당시의 급박했던 순간도 전했다.

서울에 사는 얀나 씨는 인터넷 뉴스매체 '가제타.루'와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에 한 사람이 쓰러졌고 이후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넘어지기 시작했다"며 "압사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무언가를 잡으려고 나와 친구의 머리카락을 잡은 까닭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 뽑혔다"며 "내 옆에 있던 한국 여성은 넘어진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짓밟히자 소리쳤지만, 사람들로 막혀 움직일 수 없었던 터라 아무도 도와줄 수 없었다"고 했다.

또 "사고 현장에 워낙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산소가 부족해 거의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후 사망자와 부상자 현황이 속속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러시아인도 다수 있어 현재 해당 가족들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등으로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이태원 압사 사건 사망자는 모두 154명, 부상자는 13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은 14개국 26명이다.

외교부는 "외국인 사망자에 대한 담당 직원을 1대 1로 배치해 지원하고 유가족 입국 등 장례 절차 지원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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