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자율주행 트럭회사 중국에 불법 기술이전 혐의 조사"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의 자율주행 트럭회사 투심플이 중국 기업과 불법 자금 거래·기술이전을 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투심플을 상대로 자율주행 수소트럭을 개발 중인 중국 스타트업 하이드론과의 관계를 공동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FBI와 SEC는 투심플의 최고경영자(CEO) 샤오디 허우가 양사 관계를 적법하게 공개하지 않고 미국에서 개발된 지식재산(IP)을 하이드론에 넘겨 투심플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혔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투심플의 공동창업자인 모 첸이 지난해 설립한 하이드론은 중국 국영 자동차업체의 자회사가 설계한 모델을 기초로 북미에서 수소 트럭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사 운영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며, 투자도 중국에서 받았다는 것이다.
투심플 이사진도 지난 7월 회사가 미 당국과 이사진, 주주 등에 알리지 않고 하이드론에 자금을 제공하고 기술을 이전해 하이드론 창사를 지원했는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조사의 초점은 투심플의 허우 CEO가 관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하이드론에 대한 기술 제공에 관여하고 대가를 받았는지로 쏠리고 있다.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투자 시 국가안보 위협 여부를 조사하는 CFIUS도 지난해부터 투심플이 기술이전과 관련해 중대한 허위진술을 미 정부에 했는지 조사 중이다.
하이드론은 창사 당시 투심플 직원들을 채용하고 투심플의 기술 노하우와 지식재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직원은 투심플과 하이드론 양사에서 동시에 일을 하고 하이드론 주식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앞서 작년 CFIUS는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의 찰스 차오(曹國偉·차오궈웨이) 이사회 의장이 투심플 지분 20%와 하이드론의 주식을 보유하고 허우와 첸의 고문 역할을 한 부분도 조사했다.
CFIUS는 올해 초 투심플의 데이터·기술 보호를 강화하고 차오 의장 측이 보유한 투심플 이사회 이사 2석을 없앨 것을 요구했으며, 투심플도 이를 수용해 이사진 가운데 한 명을 미 행정부 안보 관리 출신으로 교체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자율주행 시스템을 핵심 기술로 보고 있으며,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해외 자본의 미국 기업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과 수소 관련 기술이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투심플은 이번 조사 외에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법률책임자(CLO) 등이 회사를 떠나면서 주가가 올해에만 83% 급락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이 회사 트럭이 애리조나주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하다가 충돌 사고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 사고는 그동안 경영진이 묵살해온 해묵은 안전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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