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봉쇄 정저우 폭스콘 공장서 노동자 탈출 이어져"(종합)
"모든 주거 건물 소독" 中 정저우·광저우 코로나 확산 비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곳곳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특히 감염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허난성 정저우시와 광둥성 광저우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직원이 약 30만명인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통제가 안 되는 것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의 탈출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구 1천만명의 정저우는 지난 28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모든 공공장소와 주거 건물에 대한 소독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정저우는 이달 중순부터 지역에 따라 전면 외출 금지 혹은 주거 단지 이탈 금지 명령을 내렸고 비필수 사업장은 폐쇄했다.
정저우 당국은 공지에서 "외출이 허용된 주민은 귀가하면 소독약이 묻은 외투를 살살 벗어 환기가 잘 되는 곳에 걸어두고 신발 윗면을 닦아내라"고 안내했다.
SCMP는 "이같은 대규모 소독작업은 지난 4∼5월 봉쇄된 상하이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진 이후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4월 상하이 보건 당국은 기자회견에서 "소독약을 사람에게 직접 뿌리지 말라. 야외 공기를 살균하지 말라. 녹지, 도로, 벽 등 외부 환경에 대규모 살균 작업을 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허난성 당국은 28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27명이며 모두 정저우에서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대만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에서 발생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지난 19일 이후 관내 식당을 폐쇄하고 봉쇄된 채 외부와 차단된 '생산 버블'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 폭스콘 노동자는 SCMP에 지난 며칠간 공장 단지 내에서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자는 감염자를 신속히 다른 노동자들과 분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노동자들은 공장 단지 내 감염자 수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고, 일부 직원이 탈출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진위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 소셜미디어에 29일부터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한 직원들이 짐과 이불 등을 들고 고속도로를 따라 걷거나 밀밭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을 돕고자 주민들이 도로 근처에 물병이나 식량 등을 놓아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라는 안내문을 적어놓은 게시물도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저우 인근 도시들은 부랴부랴 폭스콘 공장을 떠나 귀향하는 주민들의 이송과 격리 대책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정저우 인근 도시들이 정저우 폭스콘 공장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노동자들을 향해 귀향하기 전 당국에 보고를 해달라고 촉구했다"며 "이들 도시는 코로나19가 타격한 정저우에서 고향으로 돌아올 노동자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위저우, 창거, 친양 등 정저우 인근 도시들은 29일 밤 각각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폭스콘 노동자들이 고향 당국에 사전 보고를 하면 미리 준비된 차량을 통해 이동하고 고향에 도착하면 격리를 할 것이라고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폭스콘도 이날 로이터에 이메일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일부 직원들을 위해 공장은 오늘부터 직원들에게 차례차례 질서있게 귀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폭스콘은 지난 26일 정저우 공장의 감염자 수가 2만명 가까이 된다는 루머를 부인하며 감염자 규모가 적고 통제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는 이 공장의 엄격한 방역 통제와 현장의 끔찍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SCMP도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탈출해 고향까지 걸어가기로 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인근 주민들이 이들을 위해 물과 식량, 옷을 나눠주는 모습도 담겼다"고 전했다.
중국의 '제조업 허브'인 광저우도 감염자가 급증하자 많은 지역을 봉쇄하고 28일 주민 약 1천56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29일 현재 광저우에서는 고위험 지역 45곳, 중위험 지역 79곳이 전면 혹은 부분 봉쇄됐다.
주민들은 48시간 내 음성 증명서가 있어야 시장 등에 출입할 수 있다. 절반가량의 지역에서 식당 내 식사가 금지됐다.
28일 광저우의 신규 감염자는 139명으로 전날의 65명에서 두 배로 뛰었다.
특히 섬유·의류 상가가 모여있는 하이주구에서 최근 감염이 급증했다.
현지 의류 노점 상인인 황웨이제 씨는 SCMP에 "매일 밤 내 미니밴에서 잠을 자면서 갑작스러운 봉쇄를 피하기 위해 매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며 "의류 도매상들은 훨씬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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