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한국인 남친, 생일맞아 이태원 갔다가 실종"…미국서 발동동
29일 밤 9시 마지막 메시지 끝으로 연락 끊겨
현장서 재킷·휴대전화 발견…"멀리서 할수 있는게 없어 너무 힘들다" 울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핼러윈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최소 149명이 사망하는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밤 이태원에 간 한국인 남자친구와 연락이 끊긴 여성이 바다 건너에서 미국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이번 참사에 대한 소식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라이브(live) 페이지를 통해 미국에서 남자친구의 소식을 기다리며 애태우는 가브리엘라 파레스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4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절친한 친구 두 명과 이태원을 찾은 A씨는 밤 9시께 파레스 씨에게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보낸 뒤 소식이 끊겼다.
그로부터 1시간가량 지나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A씨와 함께 있던 친구가 A씨와 또 다른 친구를 잃어버렸다고 파레스 씨에게 말했다.
파레스 씨는 미국에서 이태원 상황을 틱톡 실시간 영상으로 보고 있다가 A씨에게 계속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응답이 없었다.
그러다가 이태원에서 40분가량 걸리는 거리에 사는 A씨 여자형제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A씨 가족은 이태원에서 얼마나 심각한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A씨 아버지와 여자형제, 친구는 서울 곳곳의 병원으로 A씨를 찾아 나섰다.
A씨는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때 녹색 재킷과 하얀 셔츠,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나중에 누군가가 A씨의 재킷과 휴대전화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친구에게 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파레스 씨는 망연자실해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여기 미국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너무 힘들다"라고 울먹였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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