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금리탓에…LTV 풀어도 고액연봉자·맞벌이만 효과 누린다

입력 2022-10-30 06:09
치솟은 금리탓에…LTV 풀어도 고액연봉자·맞벌이만 효과 누린다

금리 급등 여파로 상당수 'DSR 40%'에 묶여…LTV 50% 올려도 대출한도 증가 '0'

14억 집 살때 5천만원 연봉자 대출한도, 3년전보다 오히려 9천만원↓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무주택·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일괄적으로 50%까지 높이기로 했지만, 실제로 대출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는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나 맞벌이 가구에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최근 치솟은 금리 때문에, 대부분의 가구는 대출 한도를 늘리려고 해도 LTV 규제 완화와는 상관없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초과 금지' 규제에 먼저 발목이 잡히기 때문이다.

심지어 3년 전에 놓친 같은 집을 지금 사려고 나설 경우, 이미 금리 급등 여파로 대출 가능 금액이 오히려 수천만∼수억원씩 줄어든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 5천만원 연봉자, 14억 집 주담대 최대 2억9천만원…LTV 완화돼도 제자리

한 시중은행과 연합뉴스는 30일 연 소득(연봉)이 각 5천만원, 1억원인 사람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규제 지역) 모 아파트 35평형(전용면적 84.96㎡)을 살 때 시점별 대출 한도(최대 대출 가능 금액)를 분석했다.

우선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서 '차주별 DSR 40%' 규제가 도입된 직후인 2019년 12월 말의 경우 이 아파트의 시세는 10억원, 5천만원 연봉자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은 최대 3억8천만원이었다.

이 대출 상한선은 LTV 규제(9억원까지 40%·9억원 초과 20%)의 결과로, 이 대출자의 DSR(39.14%)은 기준 40%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10월 30일 현재 같은 5천만원 연봉자가 같은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은행을 찾아간다면,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많아야 2억9천400만원에 불과하다.

약 2년 10개월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아파트 시세가 10억원에서 14억원으로 4억원 오른 만큼 LTV 기준으로는 대출 한도가 늘어야 하지만, 오히려 9천만원 가까이 깎인 셈이다.

이 아파트 시세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의 비율도 같은 기간 38%(시세 10억원·대출가능액 3억8천만원)에서 21%(시세 14억원·대출가능액 2억9천4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런 현상은 그사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14%에서 5.48%로 폭등한 탓으로, 연 소득이 5천만원으로 제자리라면 2억9천400만원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도 이자가 크게 불어나 DSR이 40%에 꽉 차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내년부터 LTV가 50%로 높아져도, 대출 한도는 1원도 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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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소득별 주택담보대출 한도 변화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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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시중은행 시뮬레이션 결과. │

│※ 구입대상 주택 :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모 아파트 35평형(전용면적 84.96㎡)│

│※ 신규 주택담보대출 조건: 30년 분할상환, 원리금 균등방식, 신규취급액 코픽│

│스(cofix) 기준 6개월 변동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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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2월말 │2022년 10월 30일 │2023년 LTV │

│  │(2019년 12.23 차주│(현재)│규제 완화 이후 │

│  │별 DSR 규제 시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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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연 3.14% │연 5.48% │연 5.48%│

│금리  │(실제 금리) │(실제 금리) │(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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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세 │10억원(실제 시세) │14억원(실제 시세) │14억원(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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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규제│9억원까지 40% │9억원까지 40% │50% │

│  │9억원 초과 20%│9억원 초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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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규제│40% 초과 불가 │40% 초과 불가 │40% 초과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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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5천만원 │3억8천만원│2억9천400만원 │2억9천400만원 │

│주담대 한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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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39.14%│39.97%│39.97% │

││ │연간 원리금 │연간 원리금 │연간 원리금 │

││ │= 1천957만원 │= 1천999만원 │= 1천999만원│

││ │(원금 1천267만원+ │(원금 980만원+│(원금 980만원+ │

││ │이자 690만원) │이자 1천19만원) │이자 1천19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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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대비 │38% │21% │21% │

││대출금액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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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1억원│3억8천만원│4억6천만원│5억8천800만원 │

│주담대 한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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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19.57%│31.27%│39.97% │

││ │연간 원리금 │연간 원리금 │연간 원리금 │

││ │= 1천957만원 │= 3천127만원 │= 3천997만원│

││ │(원금 1천267만원 │(원금 1천533만원 │(원금 1천960만원│

││ │+이자 690만원)│+이자 1천594만원) │+이자 2천37만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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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대비 │38% │33% │42% │

││대출금액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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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원 연봉자, 14억 집 주담대 4억6천만원→내년 5억9천만원

하지만 연봉 1억원인 사람의 상황은 이와 크게 다르다.

2019년 12월 말 이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주택담보대출은 3억8천만원으로, 연봉이 5천만원인 대출자와 같았다.

DSR은 19.57%로 여유가 많았지만, LTV 규제(9억원까지 40%·9억원 초과 20%) 때문에 더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10월 30일 현재, 아파트 시세가 14억원으로 높아지면서 LTV 규제 기준에 따라 1억원 연봉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4억6천만원까지 늘었다.

약 2년 10개월 전보다 8천만원이나 더 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5천만원 연봉자의 현시점 한도(2억9천400만원)보다는 1억6천600만원이나 많다. DSR(31.27%)에도 여전히 여유가 있다.

만약 내년 LTV 기준이 50%로 완화되고 아파트 시세는 그대로라면, 1억원 연봉자의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은 LTV가 아닌 DSR 규제에 따라 5억8천800만원으로 책정된다. 지금보다 대출 한도가 무려 1억2천200만원이나 더 뛰는 셈이다.

이 고액 연봉자의 시세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의 비율은 2019년 12월 말 38%에서 현재 33%로 떨어졌지만, 내년에는 42%로 차주별 DSR 첫 도입 당시(38%)보다 오히려 더 높아지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 'LTV 50% 일괄 완화' 정책에 따라 대출 한도가 실제로 크게 늘어나는 경우는 대부분 연봉 1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DSR 규제에서 맞벌이 부부의 연 소득은 합산 가능하기 때문에, 맞벌이 가구의 대출 한도에 뚜렷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금리 가정(주택담보대출 금리 5.48%) 아래 내년 14억원짜리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LTV 50% 기준에 따라 7억원까지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연소득 수준은 1억2천만원(DSR 39.66%)으로 추산됐다.

결국 부부의 각 연봉이 6천만원만 넘으면, 아파트 가격의 절반(LTV 기준)을 대출로 메울 수 있다는 얘기다.

sh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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