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1등 넘어 AI 반도체 제패로…"AI 연구에 5년 3천억 투자"
정부 "저전력 AI 반도체 세계 1위" 통해 초격차 추구 선언
자기지도학습 AI·K-클라우드 프로젝트 추진…첨단학과 정원추가로 AI 인재공급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이틀간 잇따라 연 비상경제민생회의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우리 국민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은 전략 과제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28일 열린 첫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는 AI가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고, 50개 세부 중점기술 중에도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 등이 보인다.
전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보고를 통해 '저전력 AI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세계 1위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양자 기술, 첨단 바이오, 차세대 원자력 등 여러 전략 과제와 세부 추진과제 중에서 머지않은 시기에 세계를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내세운 건 '고성능 저전력 AI 반도체'가 유일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2조2천억 원인 국내 인공지능 시장을 5년 이내에 3배로 키워냄으로써 미국·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AI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러한 AI 분야 발전 계획만을 따로 떼 오는 12월 종합적인 '인공지능 초일류 국가 전략'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처럼 새 정부가 AI를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 AI가 정보통신기술(ICT) 모든 분야의 총아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이 분야를 선점해 정상권의 자리를 굳힐 경우, 메모리 반도체가 그랬던 것처럼 오랫동안 우리 산업의 '쌀'로서 기능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압축 성장을 이끈 '추격형 전략'이 더는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 메모리 반도체처럼 '초격차'를 이룰 분야로 AI 반도체 기술을 지목한 셈이다.
현재 쓰이는 반도체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연산을 처리할 때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과기정통부는 그 해법으로 '저전력·고효율 AI 반도체'를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 기술에 기반한 중앙처리장치(CPU) 시스템으로 전력 소모를 줄인 AI 반도체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개발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고성능·저전력화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고 나면 이를 이용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고도화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울러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연산하지 않고도 소량의 데이터만을 사용,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자기 지도 학습형 AI'도 개발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같은 차세대 AI 연구개발에 올해부터 5년간 3천18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과학이나 산업계의 난제를 해결하는 'AI 난제 해결 메가 프로젝트'도 착수한다.
농산물 신품종 개발기간 단축, 고성능 배터리 소재(전해질) 개발 등을 10대 주요 난제로 선정하고 2027년까지 첨단 원천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AI·반도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적기 공급을 위해 계약 정원제를 도입한다. 학사 3년 6개월, 석사 1년 6개월인 5년 패스트트랙 코스를 확대하고, 대학이 첨단 분야 학과에 별도 정원을 한시적으로 추가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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