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9월 경기 신호지수 17점…43개월 만에 최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내년 대만 경제 역시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대만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가 전날 발표한 최신 경기 전망에 경기 둔화를 뜻하는 황남색 불이 들어왔다.
국가발전위원회는 경기 종합 판단점수가 8월(23점)보다 6점이 하락한 17점까지 떨어져 황남색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경기선행지표와 동행지표 수치는 8월보다 각각 0.92%와 1.82% 하락한 96.06% 및 95.01%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경기 종합 판단점수 17점은 지난 2019년 2월(17점) 이후 43개월 만에 기록한 최저 점수다. 황남색 불은 지난 2020년 7월 이후 26개월 만에 다시 나타났다.
대만의 경기 상황에 따라 경기대책신호가 홍색, 황홍색, 녹색, 황남색, 남색 등 5가지로 표시되며 홍색은 호황, 황남색은 경기 둔화, 남색은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
대만언론은 미래 경기를 예상하는 경기선행지표와 현행 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표가 각각 연속 11개월, 7개월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밍후이 국가발전위 경제발전처장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압박,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하락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궁밍신 국가발전위원회 주임의원(장관급)은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10월 경기 부진을 뜻하는 남색의 출현 가능성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이자율 상승과세계 소비 긴축으로 내년도 수출이 올해보다 쉽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어 경기 하락에 대한 정부의 대책에 대해서는 재정 확대 지출을 통한 공공부문 건설 등을 통해 "내수를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다런 대만 경제센터 집행장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 상승과 소비 감소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로 무급 휴가 및 정리 해고가 잇달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이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했다.
아울러 대만 증시의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한 시민들이 쉽게 주머니를 열어 소비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낙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추쥔룽 대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경기가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후년 이후에서야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기 저조 원인을 수요의 하락으로 인한 재고 과잉과 인플레이션에서 찾으면서 내년 경기 둔화는 이미 시장에서 공통된 인식이며 대만과 한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이런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경제연구원 추다성 연구원은 금융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향후 미국경제의 동향에 따라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위험이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만 중앙대학 대만경제센터는 전날 대만 성인 2천868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 결과 10월 소비자 신뢰지수(CCI)가 9월(62.59)보다 1.37점 하락한 61.22이라고 밝힘에 따라 2009년 11월(62.47)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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