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용소에 머물던 호주 여성·어린이 17명 본국 귀환

입력 2022-10-28 13:27
시리아 수용소에 머물던 호주 여성·어린이 17명 본국 귀환

IS 전투원과 결혼…남편 잃고 갈 곳 없어 난민캠프에서 생활

노동당 정부서 귀환 움직임 본격화…DNA 검사로 호주인 확인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시리아 북부 알 로즈 난민캠프에 억류돼 있던 호주 출신 여성들과 이들의 자녀들 총 17명이 호주로 돌아오고 있다고 호주 ABC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7일 오후 캠프를 빠져나와 이라크 국경까지 30㎞를 이동한 뒤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호주가 시리아 난민 캠프에 머물러 있는 자국민을 본국으로 대거 귀환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 당국은 시리아 난민 캠프에 억류된 60명의 호주 여성과 어린이 중 상황이 가장 취약한 17명을 우선 귀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사람들도 이곳을 점령하고 있는 쿠르드 자치 정부의 협조를 받아 두 차례에 걸쳐 호주로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 있는 호주 여성들은 이슬람국가(IS) 전투원과 결혼한 이들로, 남편들은 전쟁 중 사망하거나 수감됐다. 이들은 IS가 시리아에서 퇴각하면서 갈 곳을 잃어 2019년 3월부터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다.

또 아이들은 이 여성들의 자녀들로 대부분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서 태어났다.

여성 중 일부는 자신이 시리아로 납치됐고 IS 전투원과 강제로 결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22세 여성은 올해 초 A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15세 때 IS에 의해 시리아로 납치됐다며 "전화기와 여권을 빼앗겼고,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납치된 뒤 6개월 만에 IS에서 활동하는 호주인 남성과 강제 결혼한 뒤 19세가 될 때까지 네 명의 아이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간 호주 정부는 이들의 존재를 알면서도 본국 귀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는 않았다. 이들의 신원이 명확하지 않고 이들을 귀국시키면 호주 시민들이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하지만 지난 5월 노동당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서 이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다.

호주 정부는 이들이 호주인인 것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까지 진행했으며, 호주인임이 확인되자 이날 처음 17명을 귀국시켰다.

반면 야당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감시할 것인지 계획이 명확하지 않다며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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