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인 체제' 집권 후 대만은 암울한 시기 대비 중"

입력 2022-10-28 10:01
"시진핑 '1인 체제' 집권 후 대만은 암울한 시기 대비 중"

"침공, 코로나·경기침체 불만 잠재울 카드로 쓸 가능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실상 '1인 체제'의 3기 집권을 시작한 가운데 대만은 암울한 시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중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고, 갈수록 갈등과 대립의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으로선 이에 대한 대비가 불가피하다.

실제 시진핑 체제는 대만의 민진당 집권 세력에 '침략'으로 받아들여질 '대만 통일' 의지를 연일 강조함으로써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선 시 주석은 지난 16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 연설에서 무력 사용도 불사한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하는 결기를 보였다.

이는 당 대회 폐막 때 당장(黨章·당헌) 개정에 반영됐다. 이전에 없던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시 주석 말대로 "외부 세력의 간섭과 극소수 대만 독립 분열 세력 및 그 활동을 겨냥한"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대만 통일 의지는 인민해방군 지휘부 인사에서도 두드러졌다.

군 사령탑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에 장여우샤 제2부주석이, 제2부주석 자리에 허웨이둥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관이 임명됐다.

장여우샤는 퇴진 연령을 훌쩍 넘기고도 승승장구하는 시 주석의 최측근이고, 허웨이둥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인민해방군의 대만 봉쇄 훈련을 계획하고 총괄한 인물이다.

당 총서기·국가주석을 겸한 시진핑 당 중앙군사위 주석은 인민해방군의 최고 사령탑이다. 그리고 제 1·2 부주석은 시 주석 '입속의 혀'와 같은 인물이다. 이를 고려할 때 시 주석이 결심하면 언제든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만에선 중국의 대만 정책 사령탑인 국무원 대만판공실의 류제이 주임이 20차 당 대회 결과, 중앙위원에서 탈락한 것도 주목한다. 그의 탈락은 시 주석이 대만판공실의 업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되며, 중국의 대만 정책 변화를 시사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속과 경기 침체 장기화로 좌절감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분쟁을 14억 인민의 주의를 분산하는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 대해 미국도 우려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 중국의 새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중국이 통일 추구 과정을 가속하길 원한다는 결정을 했다고 짚으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중국의 당 대회 일정 등이 종료된 다음 날인 24일 "조금만 주의를 소홀히 하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추 부장은 그러면서 대만군은 전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군의 침공에 대비해 현재 4개월 의무 군 복무 기간을 연장하는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더 많은 실사격 훈련을 하겠다는 것이다.



대만의 중국 정책 기관인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 부주임은 27일 "중국이 외교·경제 등 분야에서 포괄적인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만은 대만해협 평화·안정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자위권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도 대만은 중국의 군사 도발 행위에 맞서 자위 능력을 키우면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심화하고 일본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 26일 민주진보당 정례회의에 참석해 "대만의 민주주의와 자유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닌 만큼 조심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말하는 등 20차 당 대회 이후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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