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반정부 시위 혼란 때문에 성지 테러 일어나"
최고지도자·혁명수비대장, 보복 공격 천명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대통령이 15명의 사망자를 낸 이슬람 영묘에 대한 테러 원인이 '히잡 시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내각 회의에서 "반정부 시위로 인해 생긴 혼란이 이번 테러가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적들은 음모를 꾸미고 폭동을 조장함으로써 이란이 발전하지 못하도록 한다"며 "안보와 평화는 모든 분야에서의 국가 발전의 중요한 기틀"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중부 도시 시라즈에 위치한 이슬람 시아파 성지 샤체라크 영묘에서 무장 괴한이 신도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테러 공격으로 1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총격 이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는 배후를 자처했다.
이날 총격은 이란 곳곳에서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 40일을 기념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일어났다.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했고,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날 많은 보안 인력이 반정부 시위에 투입됐고, 이 때문에 테러 예방에 빈틈이 생겼다는 것이 이란 정부의 주장이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테러를 일으킨 세력을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우리 모두 반역자와 외부 반체제 세력을 상대할 의무가 있다"며 "이란 국민들은 생명, 안보, 신성함을 지키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도 성명에서 "야만적인 범죄를 일으킨 악마의 근거지를 불태울 것"이라면서 "테러 세력뿐만 아니라 그들을 지지한 사람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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