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남아공 금융중심지 테러 경고…남아공 정부 '시큰둥'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미국 대사관이 26일(현지시간) 남아공 금융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 샌튼지구에서 이번 주말 테러리스트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남아공 대통령실은 무슨 위협이 있다면 가장 먼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바로 남아공 정부라면서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미 대사관은 웹사이트에서 "미 정부는 29일 요하네스버그 샌튼 광역 지역에서 불특정 장소에 모인 대규모 사람들을 겨냥해 테러리스트들이 공격을 계획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에게 29∼30일 주말 동안 샌튼 지구에서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나 집회를 피하라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남아공 대통령실은 같은 날 성명에서 "남아공 정부는 미 대사관의 테러 경보를 주목했다"면서 "이것은 미 정부가 자국 시민들에게 하는 일반적 소통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아공 내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은 남아공 보안군의 책무로서 법 집행 기관이 자국민 등에 대해 어떤 위협이 있는지 계속 모니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필요가 생기면 남아공 정부가 어떤 임박한 위협에 대해 알리는 첫번째 주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샌튼지구에서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야외에서 게이 행사인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릴 예정이다.
AFP통신은 지난 수년간 남아공에 테러 경고가 있었지만 현실화한 적은 없다면서도 남아공은 지난해 7월 이후 인접국 모잠비크에 1천명 이상의 병력을 파견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싸워왔다고 전했다.
샌튼지구는 26일 한국 대사관(대사 박철주)이 약 200명의 참석자를 대상으로 양국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남아공의 금융수도로 불리며 쇼핑센터와 은행들이 몰려 있는 가장 부유한 곳이다.
한국 대사관도 미 대사관의 안전 공지를 이어받아 교민들에게 주말에 샌튼지구를 피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정보 소식통은 "어떤 맥락에서 테러 경고가 나왔는지 아직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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