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차별, 성차별·인종차별처럼 '범죄'로 규정해야"

입력 2022-10-27 09:31
수정 2022-10-27 12:15
"빈부차별, 성차별·인종차별처럼 '범죄'로 규정해야"

유엔 극빈인권 특별보고관, 유엔 총회에서 제의 예정

"가난 인한 모욕·배제, 저절로 안없어져…차별금지법에 넣어야"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빈부격차에 의한 차별을 인종차별처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재할 것을 유엔 인권담당 관리가 제안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리비에 드슈터 유엔 극빈·인권 특별보고관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주 유엔 총회 연설에서 '파버티즘'(povertyism)이라는 개념을 차별금지법에 포함하는 방안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난 차별' 정도로 옮길 수 있는 파버티즘은 가난을 이유로 가해지는 다양한 차별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만큼 범죄로 규정하고 막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유엔 총회에서 가난 차별을 방치하면 교육과 거주, 고용, 복지 등 사회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계층이 가난 때문에 배제되고, 결국 이로 인해 가난을 퇴치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할 예정이다.

가난 차별은 빈자에 대한 편견 등으로 인해 작동하면서 그들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로, 다양한 유형으로 설명될 수 있다.

예컨대 고용주는 직원의 이력서에 빈민가 주소가 기재돼 있으면 함부로 대할 수 있고, 집주인은 정부 지원을 받는 세입자에게 집을 임대하길 거부할 수 있으며, 가난한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 비해 양질의 중고등학교로의 진학 추천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난으로 인한 이와 같은 모욕과 배제는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드슈터 보고관은 강조했다.

그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차별금지법을 개정해 '사회경제적 취약점'을 기존의 연령, 성, 장애, 인종과 같은 보호 대상 특성에 추가하자고 제의할 방침이다.

또한 가난의 덫을 끊기 위해 각 정부가 빈자를 상대로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는 이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비롯한 여러 차별의 부당함을 알아차리고 법을 통해 이런 차별들이 사람들의 삶에 해악을 가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이제 파버티즘도 다른 차별처럼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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