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히잡 의문사' 이란 제재…"러, 시위대 진압 지원 가능성"(종합)
몰도바 정치 개입 러시아 인사·기관도 무더기 징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는 26일(현지시간) '히잡 미착용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탄압과 관련해 이란 정부 인사와 기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관계자와 2개 단체를 인터넷 검열 및 시위대 탄압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정치범들이 수감되는 에빈 감옥의 운영자인 헤다얏 파자디를 포함해 혁명수비대 정보 간부 모하마드 가제미 등이 제재대상 명단에 올렸다.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 모든 거래도 중단된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한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가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 이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이 유혈 사태로 번지며 서방을 중심으로 이란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란의 시위대 진압 과정에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에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가 저항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을 수 있어 우려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이란의 저항세력을 무너뜨리는 데 어떤 종류의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진압 훈련을 고려하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한 무인기를 제공하고 이 운용을 지원할 군 인력까지 파견했다며 양측의 밀착을 규탄했다.
한편 OFAC은 이날 몰도바의 부패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9명의 인사와 12개 기관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다.
몰도바의 전직 의원 출신인 블라디미르 플라호트니우치를 비롯해 몰도바의 쇼르당 대표인 일란 미로노비치 쇼르 등 정치권 및 행정부 인사가 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들 인사 및 기관들은 미국 및 동맹을 교란하기 위한 러시아의 국제적인 영향력 행사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들 인사와 기관은 조직적인 부패 및 러시아가 개입한 선거 부정과 연관된 인사"라며 "미국은 몰도바의 민주주의 및 부패와의 전쟁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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