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당국 "푸틴, 전쟁에 '종교적' 열정…방향 안바꿀 것"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종교적' 열정을 보이고 있으며 전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에스토니아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에스토니아 대외정보국 미크 마란 국장은 전날 수도 탈린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최근 러시아군이 고전하고 있고, 러시아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노선이 점점 강경해지고 있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의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란 국장은 "그(푸틴)는 여전히 일종의 종교적 혹은 메시아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푸틴이 그의 나라와 군대가 장기전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미란 국장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 예비군 부분 동원령이 당장 올해 전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러시아 지도부는 이를 통해 전쟁이 내년 중반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정보당국의 이러한 평가는 최근 몇 주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요 기간시설을 파괴하는 등 공습을 이어가며 갈등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란 국장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간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증가한 것에 대해 "러시아는 다가올 겨울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최대한 고통스럽게 만들 소모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가 전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러시아의 손실이 커지면서 핵 옵션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 3국 가운데 한 곳인 에스토니아는 나토 회원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에스토니아 대외정보국은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전쟁 발발을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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