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태국 농촌 빈곤 심각…소득불평등 동아시아 최고"
농촌, 전체 빈곤층의 79% 차지…평균 소득 도시의 68% 수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농촌지역이 적잖은 빈곤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도시와 농촌 간 소득 불평등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세계은행(WB)이 진단했다.
세계은행이 최근 발표한 '태국 농촌 소득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의 국가 빈곤율은 1990년 58.0%에서 2020년 6.8%로 하락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경기 침체 등으로 빈곤율은 2016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는 전체 빈곤층의 79%가 농촌 지역에 거주한다며 농촌 지역의 상황이 좋지 않고 지역 간 소득 격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남부와 북동부의 빈곤율은 전국 평균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태국의 농촌 인구 비율은 약 49%로 중상위권 경제 개발국이나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다.
농촌의 소득 감소로 태국의 소득 불평등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2020년 기준 농촌 빈곤율은 도시보다 3%포인트 높았으며, 농촌 빈곤층이 도시 빈곤층보다 약 230만명 많았다.
농촌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도시 가구의 약 68%에 불과했다. 농촌 가구는 낮은 교육 수준, 많은 부양가족, 어려운 생활 조건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도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농업은 태국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지만, 국가 노동력의 약 3분의 1을 고용하고 수출의 15~20%를 담당한다.
태국은 세계 시장에 농작물을 공급하는 주요 공급원이기도 하다. 쌀과 설탕의 주요 수출국이며 냉동 새우, 참치 통조림, 파인애플 통조림, 조리된 가금류, 카사바는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보고서는 "태국은 농촌 가구의 소득을 빠르게, 지속해서 증대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농업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 작물로의 다변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시장 접근성 개선 등의 지원 정책이 농촌 빈곤층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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