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238단 낸드 내년중반 공급…"금융위기 수준 투자축소"

입력 2022-10-26 11:43
하이닉스, 238단 낸드 내년중반 공급…"금융위기 수준 투자축소"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中 공장 EUV 장비 반입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최근 개발 완료한 238단 4D 낸드플래시를 내년 중반부터 양산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6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8월 미국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에서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 완료를 발표했고, 고객 샘플은 내년 초부터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부터는 양산을 시작해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 더블 스택 등의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만큼 238단 양산에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0.3% 급감하는 등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0조원 후반대였던 투자 규모를 내년에는 올해보다 5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은 "이는 2008∼2009년 금융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투자 축소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 업계 재고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생산능력) 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 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축소함에 따라 내년 D램과 낸드의 웨이퍼 생산량도 올해보다 줄고 선단 공정 비중도 낮아질 전망이다.

노 사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아 예측이 어렵지만 내년 D램은 10% 초반, 낸드는 20% 중반 수준의 수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 "극자외선(EUV) 장비는 중국 우시 D램 공장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EUV가 없는 경우를 가정하면 일부 비용 상승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UV 장비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 장비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가 운영하는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반도체 장비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지만, 내년 이후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 사장은 "1년 후에 유예되지 않는다면 메모리 산업 특성상 장비 도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2020년대 후반보다 더 빠른 시점에 팹(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지금 우시를 포함한 중국 공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일종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해당한다"며 "팹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온다고 가정할 경우 팹이나 장비를 매각하거나 장비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는 당연히 검토하고 있지만, 그런 상황이 오지 않고 팹을 운영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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