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전기차 전용기지 첫발…현대차, 미래성장 동력 전환 가속

입력 2022-10-26 01:34
수정 2022-10-26 07:11
美서 전기차 전용기지 첫발…현대차, 미래성장 동력 전환 가속

조지아서 스타트…울산·화성 포함 땐 전기차 60만대 추가 생산

기존공장에 전동화 라인 추가로는 한계점…EV 전용기지로 승부

판매전략·라인업 강화에 힘실어…"전기차시대 주도권의 시작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현대차그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첫 해외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을 공식화한 것은 국내외를 아우르는 그룹의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에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이어 울산과 화성에 잇따라 설립할 전기차, 전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공장을 기반으로 전동화 전환에 더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전용공장(HMGMA) 착공식을 열었다. 이는 국내외를 통틀어 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공장은 내년 초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최대 30만대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005380] 울산공장과 기아[000270] 오토랜드 화성에 각각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기 PBV 공장을 곧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두 공장의 최대 연산 규모는 각 15만대다.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전용공장 3곳이 모두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6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추가로 갖추게 된다.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은 자동차산업의 미래이기도 한 전동화 전환 기반을 체계적으로 다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2010년대 초반부터 혼류생산이나 전기차 라인 증설을 통해 전기차를 생산해왔다. 이런 방식으로 현대차가 국내외에서 출고한 전기차 대수는 현재 91만여대에 이른다.



하지만 다른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 전기차 공장을 세우는 상황에서 내연기관차 공장에 전동화 라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생산량과 생산속도 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전기차 시대 '퍼스트무버'(선도자) 전략을 강조하는 정의선 회장의 지휘 아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탑재된 아이오닉5와 EV6가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 확대를 위한 전용공장 설립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대두됐다.

현대차가 55억 달러(7조8천억원)라는 거액을 들여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분야에도 오는 2030년까지 총 2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식은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고, 생산 완성도도 떨어진다"며 "그런 면에서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은 적자모델에서 벗어나 흑자모델을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시작점이 전용공장 설립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장 착공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2026년 165만대, 2030년 307만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그룹의 영업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9월 전세계에서 총 26만대의 전기차를 팔았고, 올해 전체적으로 35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공장 설립에 따른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이러한 영업 전략이 성공을 이룰 경우 판매량은 4년 내 5배, 8년 내 9배까지 뛰어오른다.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 구축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3종에 머물러 있는 전기차 라인업을 매년 1∼3종씩 추가해 2027년 14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는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완전 전동화 전략을 내놨다.

다만 공장이 설립되는 미국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빠른 전동화 전환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다.

미국은 지난달에만 전기차 20만대가 판매된 최대 자동차 시장이고,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미국내 전기차 판매 점유율 2위를 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지아 전기차공장의 완공에 앞서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 조지아공장, 멕시코 공장에 전기차 생산 라인을 증설해 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앨라배마공장은 전동화 생산라인 구축에 3억달러를 투자해 다음 달부터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를 포함한 모든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이제 전기차를 만들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용공장 설립은 공세적 전략을 펼쳐 빠른 전동화를 추진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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