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당대회 퇴장 저항' 정황 추가 공개…논란 지속

입력 2022-10-25 11:45
수정 2022-10-25 16:05
후진타오 '당대회 퇴장 저항' 정황 추가 공개…논란 지속

의사에 반해 이석한 정황 담긴 영상 확산…검열불구 중국인들도 관심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후진타오(80) 전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22일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식 퇴장을 둘러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건강 문제 때문에 이석한 것이라고 관영 통신 신화사가 보도했지만 후 전 주석이 자리를 뜨길 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영상을 통해 추가로 공개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5일 현재 트위터 등을 통해 널리 확산한 1분26초 분량 촬영 영상에는 후 전 주석이 현장 경호 담당자의 부축을 받으며 대회장인 인민대회당을 떠나기 전 상황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후 전 주석에게 말을 걸며 후 전 주석 손 앞의 붉은색 표지의 서류를 조심스럽게 챙기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자 후진타오는 자기 서류에 손을 얹었다. 리잔수가 자기 서류를 가져가려 하자 저항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몸짓이었다. 이에 리잔수는 후진타오를 설득하는 듯 귓속말을 하면서 다시 후진타오의 자료를 주섬주섬 챙겨 자기 쪽으로 가져갔다.

이후 후진타오가 서류를 돌려달라는 듯 리잔수의 손을 툭툭 치면서 후진타오와 리잔수가 미묘한 실랑이를 벌이는 듯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진핑 주석은 그제야 경호 담당자를 불러 무엇인가를 지지했다. 정황상 후진타오의 퇴장을 도와주라는 취지로 추정됐다.

영상 속의 후진타오는 과거에 비해 크게 쇠약해진 모습이었기에 건강 문제 때문에 이석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설득력이 없어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인 후진타오의 의사에 반해 그를 이석시킨 정황 또한 분명해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당 대회를 거쳐 드러난 인사에서 '리틀 후'로 불린 후춘화 부총리의 중앙 정치국 위원 탈락 등 후진타오의 정치적 배경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가 몰락하고 후진타오의 아들인 후하이펑 저장성 리수이시 당 서기가 205명의 중앙위원은 물론 171명의 후보 중앙위원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은 여러 정치적 추측에 기름을 붓는 요인이다.

후진타오가 인사안 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강제로 퇴장을 시킨 것으로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지만 시 주석으로의 권력 집중 및 강화가 이뤄지는 시점에 발생한 이번 상황이 워낙 극적이고 상징적이다 보니 중국 권부 내 '파워 게임'과 관련한 추측이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후진타오 관련 내용은 철저히 검열되고 있지만, 중국인 사이에서도 이 사안은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전 최고지도자였던 후진타오가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반강제로 자리를 떠나는 모습에 '측은지심'과 함께, '너무 했다'는 등의 분노 섞인 반응이 적지 않은 것이다.

한편, 2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왕원빈 대변인은 "이는 외교 사안이 아니다"며 "신화 기자가 관련 소식을 올렸으니 관심이 있으면 찾아보라"고 답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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