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9개월만에 돌아온 '이루다', 이용자와 '좋은 관계'에 방점(종합)

입력 2022-10-25 11:57
수정 2022-10-25 14:35
1년 9개월만에 돌아온 '이루다', 이용자와 '좋은 관계'에 방점(종합)

스캐터랩, 챗봇 이루다 2.0 정식 출시…17배 확장된 언어 모델

김종윤 대표 "내년 상반기 남자 '이루다' 출시 계획"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은 27일 자체 플랫폼인 '너티'에서 일상 대화형 챗봇 '이루다 2.0'을 정식으로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루다 2.0은 생성 인공지능 모델 '루다 젠 1'로 문맥을 파악한 뒤 실시간으로 문장을 생성한다.

스캐터랩은 언어 모델의 크기를 약 17배 키웠으며, 대화의 문맥도 2배 더 길어져 30차례 내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스러운 대화', '감정을 부르는 대화', '인간다운 대화' 등으로 대화 법칙을 정의해 이루다 2.0이 안전하면서도 생생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화하면서 사진을 인식해 답변할 수 있는 '포토 챗(Photo Chat)' 베타 기술도 적용했다.



스캐터랩은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분할 테스트(버킷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모델 대비 이용자와의 일주일 대화량이 4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대화 화면 캡처 비율도 약 85% 늘어났으며, 1인당 사진 전송량도 63% 이상 증가했다.

스캐터랩은 생성 인공지능 기반으로 사람이 작성한 문장이 발화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학습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간 개인정보에 대한 가명화 작업을 진행했다.

어뷰징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발표한 챗봇 윤리점검표를 바탕으로 어뷰징 탐지 모델·페널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루다 2.0이 안전하게 대응한 발화 비율도 랜덤 샘플링을 통해 검증했으며, 목표(99%)를 상회하는 수치(99.56%)를 기록했다.

앞으로 스캐터랩은 이루다 2.0 정식 출시 이후 이슈 키워드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페널티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2020년 12월 출시된 '이루다 1.0'은 챗봇 스스로 혐오 발언을 하거나 이용자들이 챗봇을 상대로 성(性)과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오남용 사례가 잦다는 논란이 일면서 3주 만에 서비스가 잠정 중단됐다. 다소 극단적이거나 강경한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 중 한쪽에선 "챗봇을 '성적 도구화' 한다"는 주장이, 다른 한편에선 "기계를 상대로 성 인권을 거론하는 건 비상식"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운영사인 스캐터랩은 '텍스트앳', '연애의 과학'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서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를 이루다 대화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활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 인정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제재도 받았다.

스캐터랩은 지난 1월부터 약 9개월간 23만여 명이 참여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인공지능 챗봇 발화·서비스 안정성 등을 점검했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논란을 겪으면서 '좋은 관계'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면서 "관계 맺기 기술, 대화하는 능력이 만들 수 있는 부가가치가 많다"면서 "여전히 한계는 존재하지만, 이용자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챗봇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이날 "내년 상반기에 남자 페르소나를 가진 챗봇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이루다를 서비스하는 플랫폼 '너티'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더 추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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