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 행정부마저 대피시킨 러, 우크라 주민에 민병대합류 종용
러 "잔류 주민 누구나 합류 기회"…우크라 국민 간 교전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점령지에서 주민 대피령을 내린 가운데 남은 주민들로 민병대를 구성했다고 로이터, 타스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르손의 러시아 점령지 행정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헤르손에서 영토 방어 부대 창설을 시작했으며, 도시에 잔류한 이들의 합류를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헤르손에 남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영토 방어 부대에 합류할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사법기관이 도시 보안을 지키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린다"며 "누구든 드니프로 강 동안으로 대피하고 싶다면 언제든 그렇게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헤르손에 잔류한 우크라이나 주민이 민병대에 합류하게 될 경우 헤르손 탈환 작전에 나선 우크라이나군과 같은 국민끼리 교전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
지난 19일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는 드니프로 강 서안 주민 약 6만 명을 6일간 강 동안으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또한 민간인의 헤르손 진입을 7일간 금지한다고 밝혔다.
헤르손 점령지 행정부 역시 주민들과 함께 강 동안으로 대피에 착수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점령지 4개 지역에서 영토 방어 본부를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4개 지역 점령지의 합병을 선언했으나, 이후 동부와 남부 전선이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위협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도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어렵고 복잡한 결정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지역 수력발전소 댐의 폭파를 준비하고 있다거나, 우크라이나에 의한 '더티밤'(dirty bomb) 사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티밤은 방사성 물질과 재래식 폭탄을 결합해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는 무기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핵 공격을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전가하는 위장공격(false flag) 작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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