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지도부 개편, 대만에 보내는 분명한 신호
홍콩매체 "미국 제재 대상 리샹푸, 국방부장 전망"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언론들은 23일 단행된 중국군 지도부 개편이 대만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200만 인민해방군을 관리하는 중국 최고 군사영도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제2부주석으로 올라선 허웨이둥(65)은 과거 대만과 마주 보는 푸젠성에 주둔했던 31집단군에서 초년 시절 장기간 근무했다.
31집단군은 이후 대만과 동중국해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73집단군으로 바뀌었다. 상하이 경비 사령관 등을 거친 허웨이둥은 2019년 동부전구 사령관을 맡아 해당 지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데 항의해 중국군이 대만을 사방에서 봉쇄하고 벌인 고강도 무력시위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명보는 24일 "오랜 세월 대만 해협 최전선에 주둔해 온 허웨이둥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진급함으로써 인민해방군의 미래 전략 방향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번 중앙군사위 개편은 인민해방군이 향후 5년과 그 너머 대만에 집중할 것임을 나타내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군사 평론가 쑹중핑은 SCMP에 "푸젠성에서 강력한 이력을 가진 허웨이둥의 승진은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한 전투 대비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난 방문 연구원은 "허웨이둥이 부주석으로 승진한 주요 이유는 대만을 상대하기 위함"이라며 "푸젠성은 언제나 대만 정복을 위한 최전선이었다"고 짚었다.
중앙군사위 7명 위원 중 먀오화(66) 정치공작부 부장도 1999년 31집단군의 정치 담당 간부로 재직해 대만과 관련된 강력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당시 푸젠성에 근무하던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14년 12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인민해방군 해군의 정치위원을 지냈다.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이 된 장여우샤는 시 주석의 군부 최측근이자 의형제로 알려진 사이다.
리난 연구원은 "장여우샤가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으로 승진한 것은 시 주석이 인민해방군을 책임지고 간부들을 훈련할, 깊이 신뢰할만한 사람을 필요로 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에 중앙군사위에 새롭게 수혈된 류전리 전 육군 사령관과 리샹푸 전 장비발전부 부장은 각각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국방부장(장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SCMP는 전했다.
이중 리샹푸는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을 사들인 혐의로 2018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만약 미국의 제재 대상인 리샹푸가 웨이펑허의 뒤를 이어 국방부장이 된다면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 간 소통이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