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가족력, 유방암 검사 시작 몇 살부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검사를 일반 여성보다 10년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지침은 재고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 자매, 딸 등 직계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여성은 일반 여성보다 유방암 검사를 10년 일찍 시작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별로 없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 종합 암센터의 디아나 밀리오레티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감시 협회(Breast Cancer Surveillance Consortium)의 유방 X선 검사 자료(1996~2016)를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이 같은 지침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직계 가족 중 유방암 병력자가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 30만 6천147명(30~59세)의 5년 유방암 누적 발생률을 비교했다.
이 중 3천885명(11%)은 직계 가족 중 유방암 가족력을 가지고 있었다.
40~49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는 여성이 30~39세에 유방암 검사를 시작했을 때 5년 유방암 누적 발생률은 1천 명당 18.6명으로 40~49세에 유방암 검사를 시작했을 때의 5년 유방암 누적 발생률 1천 명당 18.4명과 별 차이가 없었다.
유방암 가족력이 없는 여성이 50~59세에 유방암 검사를 시작했을 때 5년 유방암 누적 발생률은 1천 명당 18명이었다.
35~45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는 여성이 그 가족의 유방암 진단 연령 이전 5~8년 사이에 유방암 검사를 시작한 경우는 5년 유방암 누적 발생률이 1천 명 당15.2명으로 유방암 가족력이 없는 여성이 50세에 유방암 검사를 시작했을 때의 5년 유방암 누적 발생률과 같았다.
따라서 45세 또는 그 이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가족이 있는 여성의 경우만 해당 가족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연령이 되기 10년 전이 아니라 5~8년 전부터 유방암 검사 시작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연구팀은 판단했다.
이럴 경우 유방암 검사에 의한 방사선 노출 증가와 허위 양성(false positive) 위험 정도가 50세부터 유방암 검사를 시작하는 유방암 가족력이 없는 일반 여성과 같아진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유방암 검사는 일찍 시작할수록 그만큼 검사 횟수가 많아지고 이러한 위험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유방암 검사 시작 연령을 높여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한편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직계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한 명 이상 있는 여성의 경우는 30~39세에 유전 상담(genetic counseling)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암 학회(American Cancer Society) 학술지 '암'(Cancer)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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