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준동맹국' 호주와 신안보선언…긴급사태시 중국 공동대응(종합)

입력 2022-10-22 15:31
일본, '준동맹국' 호주와 신안보선언…긴급사태시 중국 공동대응(종합)

호주산 LNG·희토류 안정 공급도 협력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과 호주가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공동대응하는 내용의 새 안보 공동선언을 22일 발표했다.

호주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호주 서부 퍼스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후 '안전보장 협력에 관한 신 일본·호주 공동선언'에 서명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신공동선언에서는 군사적인 움직임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본과 호주 양국의 주권이나 주변 지역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긴급사태'의 경우 서로 협의해 대응 조치를 검토한다고 명기했다.

일본 자위대와 호주군의 공동훈련 실시와 시설의 상호 이용 등 협력을 심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선언에는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전보장 촉진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무역 등 공통의 가치관을 제시하고 국제법에 근거한 평화적인 분쟁 해결을 호소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시다 총리는 공동선언에 대해 "앞으로 10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일본과 호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반격능력(적기지 공격능력)을 포함해 "향후 5년 이내에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방위비를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앨버니지 총리가 이를 강력히 지지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양국의 안보공동선언은 2007년 이후 약 15년 만이다.

기존 선언에는 테러 대책과 미국과 일본, 호주 3개국 협력 강화, 북한 핵·미사일 대응 협력 등이 포함됐지만, 중국을 염두에 둔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긴급사태 대처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면서 '준동맹'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양국 정상은 안보선언 이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희토류 등 에너지·자원 분야 등의 협력도 진전시키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

일본은 LNG의 40%, 철광석의 60%를 호주에서 수입한다.

일본과 호주는 중국이 동·남중국해와 태평양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등 양국에 공통으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해 협력 강화를 추구하면서 사실상 '준동맹국'의 관계를 맺고 있다.

양국은 2007년 안보선언을 발표했으며 외교·국방장관(2+2) 회담도 개최했다.

올해 1월에는 양국 군대가 연합 훈련 등의 목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할 때 무기를 반입하는 절차 등을 간소화하는 '원활화 협정'(RAA)도 체결했다.

중국은 지난 4월 호주와 인접한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는 등 태평양 도서국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호주와 일본은 이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월 취임한 앨버니지 총리와 이번까지 총 4번 정상회담을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5월 도쿄에서 열린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담에 참석했으며,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국장(國葬) 때 일본을 찾아 기시다 총리와 회담했다.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도 양국 정상은 회담을 개최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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