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향력 막아라…호주, 태평양 섬나라 협력 '광폭 행보'
피지와 군사 협정…솔로몬제도엔 치안 재원 지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호주가 이에 맞선 광폭 외교 행보를 펼쳐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와 피지는 전날 '주둔군 지위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은 상대 나라에 군대를 머물게 하면서 작전할 수 있게 됐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피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협정 체결은 매우 중대한 조치"라며 양국 군 간에 밀접한 관계가 구축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니아 세루이라투 피지 국방장관도 양국 전역에서 함께 군 병력을 훈련하고 배치하게 됐다며 "이는 안보 협력의 새로운 진전"이라고 화답했다.
호주는 이날에는 솔로몬제도에 경찰 배치 등 치안과 관련해 4천600만호주달러(약 41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우리의 지원은 역내 파트너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더 탄력을 얻는 데 도움을 주고 치안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는 아울러 파푸아뉴기니와도 안보 조약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호주의 이런 행보는 태평양 섬나라에 대해 중국이 노골적으로 구애의 손길을 뻗치고 일부 국가가 이에 호응하는 등 이들 지역에 대한 전략적 관리 필요성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본격화됐다.
실제로 솔로몬제도는 지난 4월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는 등 친중 노선을 이어가며 서방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피지 등 10개국을 순방해 외교장관회의를 여는 등 태평양 도서국과 접점을 확대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도 태평양 섬나라와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는 등 호주와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로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 정상들을 초청해 사상 첫 미국·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PIF에는 호주, 뉴질랜드, 쿡 제도, 피지, 투발루, 니우에,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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