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원'에 회사 매각한 딜런 필드 "피그마 판 이유는…"
샌프란서 열린 북미 최대 스타트업 행사에 깜짝 등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어도비(Adobe)에 자신의 회사를 200억 달러(28조 원)에 매각한 그래픽 디자인 플랫폼 업체 피그마(Figma)의 공동 창업자 딜런 필드가 스타트업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
필드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북미 최대 스타트업 행사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22' 마지막 날 무대에 섰다.
가슴에 'Figma'라고 새겨진 검은 티셔츠를 입은 그는 이날 IT 매체 테크크런치의 기업 전문기자인 론 밀러와 피그마 매각 뒷얘기를 나눴다.
그는 "우리는 즐겁게 지내고 있었지만 어도비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기초가 탄탄하고 정말 인상적인 회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곳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더 많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의성은 새로운 생산성이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는데 피그마에는 당장 그렇게 할 자원이 없었다"며 "더 많은 생산성 영역에 들어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이에 어도비가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른 살인 필드는 10% 안팎의 피그마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절차가 끝나면 그는 수조 원대의 '억만장자' 대열에 오른다.
그러나 필드는 돈 때문에 피그마 매각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90%에 가까운 투자자들이 매각에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에도 "결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회사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무엇인지 생각했다며 "우리 비전은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단순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경제가 디지털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혁명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에게 이를 위한 도구를 빨리 제공하는 것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친구와 회사를 세운 필드는 사람들이 어디서나 함께 프로젝트를 디자인할 수 있는 그래픽 편집 플랫폼을 만들어 10년 만에 피그마의 시장 가치를 28조원으로 만들어내며 주목받았다.
필드는 수줍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틀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2'에서도 무대에 오르는 등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유명팀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도 나와서 자신은 기술 분야와 관련된 유명한 투자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와 미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무대에 서서 투자가로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