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트러스 후임으로 도로 존슨?…수낵 등 재출마 전망

입력 2022-10-21 04:32
수정 2022-10-21 13:11
영국 트러스 후임으로 도로 존슨?…수낵 등 재출마 전망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발표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후임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보수당 내부 분열이 심해서 바로 단일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트러스 총리와 마지막까지 경합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나 원내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의 이름이 오른다.

수낵 전 장관은 원내 경선에서는 1위를 달렸지만 전체 보수당원 투표에서 패배했다.

그는 가장 먼저 사표를 던져서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사임을 촉발한 점에서 배신자 이미지가 생겼다.

또 재임 중 세율 인상을 추진한 수낵 전 장관은 선거운동 중에도 재정건전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보수당원들의 귀에 달콤하게 들리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는 감세를 통해 경제성장을 하고 지출삭감도 않겠다는 트러스 총리의 정책은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했는데 최근 금융시장 대혼란은 그가 옳았음을 시사한다.

가디언지는 그러나 기술관료로서 그의 능력이 다시 강조됐지만 보수당 의원들은 수낵 전 장관의 막대한 부와 절세 방법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도 재벌 IT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이 비거주 비자를 활용해 해외소득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았다가 구설에 올랐다.

또 수낵 전 장관이 당선되면 첫 인도계 총리가 된다는 점에 관해 아무도 입 밖으로 내비치지 않았지만 보수당원들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모돈트 원내대표는 이번 주에 트러스 총리를 대신해서 야당의 긴급 질의에 나서서 잘 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트러스 총리가 그랬듯이 아직 검증이 안됐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원내 경선에서 탈락한 뒤 트러스 총리를 지지하고 내각에 참여한 수엘라 브레이버먼 전 내무장관, 케미 베디너크 국제통상부 장관 등도 언급된다.



브레이버먼 전 장관은 개인 이메일로 다른 의원에게 기밀문서를 보냈다가 전날 사임했다.

그는 사임을 밝히는 글에서 정부 방향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는 한편, 자신은 실수를 인정하고 사임한다면서 트러스 총리를 돌려서 비판했다.

브레이버먼 전 장관이나 베디너크 장관은 강경 우파 성향이며 최근까지 무명에 가까웠기 때문에 출마할 만큼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가장 큰 화제는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여부다.

코로나19 봉쇄 중 방역규정 위반에 관한 '파티게이트' 등으로 쫓기듯 떠난 인물인데 출마설이 솔솔 나온다.

텔레그래프지는 존슨 전 총리가 카리브해 휴가에서 이번 주말 돌아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7월초 내각 줄사퇴로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사임을 밝혔으며 총리실을 떠난 지는 이제 6주가 조금 지났다.

그의 복귀를 막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한 보수당 고위 의원은 존슨 전 총리 복귀에 관해 '판타지'라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파티게이트'와 관련해 그가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는지에 관한 의회 조사가 진행 중이란 점이 문제다.

트러스 총리 후임에 도전하려면 월요일인 24일까지 의원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 밖에 '사실상 총리'로 불리는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 마이클 고브 전 주택장관 등은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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