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탄생의 핵심 호주 핵잠수함 기술이전 뒤에도 美 퇴역장성
WP 보도…2015년 이후 6명 호주 정부로부터 보수 받고 비밀 자문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 출범의 핵심 의제였던 호주 핵잠수함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 미국 퇴역 해군장성들이 호주 정부의 보수를 받고 깊게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미 정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소송에서 확보한 외국에 고용되거나 금전을 지원받은 군 장성 자료를 분석, 모두 2명의 퇴역 장군과 3명의 민간인 출신 전직 군 고위 인사가 호주 측 보수를 받고 호주 정부의 핵잠수함 구축 프로젝트에 핵심 비밀 자문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연방법에 따라 20년이상 군에서 근무한 퇴역자가 외국 정부에 취업할 때 허가를 의무화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95명의 해군 퇴역 군인이 외국 정부 관련 취업 허가를 신청해 승인받았으며, 이 가운데 호주 국방차관으로 2년간 재직한 1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호주 정부로부터 고문 등 명목으로 보수를 받았다.
이들은 1인당 최대 80만달러를 지급받고 핵잠수함 구축 프로젝트에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한 해만 이들이 받은 컨설팅 비용이 1천만달러에 달한다고 WP는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는 지난해 9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를 전격 발족하며,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해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해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핵추진 기술은 1958년 영국이 마지막일 정도로 미국이 극도로 기술 공유를 꺼리는 항목이다.
독자적인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의향을 지속적으로 피력해 온 한국 정부도 관심을 표명해온 기술이기도 하다.
이를 놓고는 당장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층 강화한 군사력에 직면하게 된 중국은 물론이고 전통적 우방인 프랑스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호주는 이미 2016년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660억달러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호주의 일방적 계약 파기에 장 이브 르드리앙 당시 프랑스 외교장관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동맹국 간에 할 일이 아니다"라며 유례없는 분노를 표출하는 등 미국과 프랑스 관계가 틀어졌었다.
앞서 WP는 정보공개소송을 통해 확보한 문건을 토대로 2015년 이후 500명 이상의 예비역 미군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국 정부를 위해 일하면서 보수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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