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 'OPEC+ 감산 지지' 무더기 성명은 사우디 작품"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보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에 미국이 반발하자 중동 국가들이 "경제적 논리에 의한 순수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잇달아 냈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박 때문이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의 전직 관리와 아랍의 현직 관리 등을 인용해 사우디가 최근 중동 국가들에 공식 지지 성명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접촉한 나라들은 OPEC+ 회원국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사우디의 요청을 받은 아랍 국가의 한 관리는 "사우디의 압력은 고위급에서 이뤄졌다"며 "사우디의 요청은 매우 강력했다"고 전했다.
앞서 16~17일 이라크와 요르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모로코, 오만, 이집트 등이 OPEC+의 감산을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을 일제히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OPEC+의 최근 감산 결정은 순전히 경제적인 것으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정치적 고려와는 관련 없다고 주장했다.
요르단은 사우디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내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사우디가 직접 대화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 5일 정례회의를 거쳐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에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사우디에 감산 결정을 미뤄달라고 부탁했던 미국은 발끈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사우디가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을 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와의 관계 재설정을 검토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는 "(감산은) 순전히 경제적 맥락에서 나온 OPEC+의 결정에 기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미국은 OPEC+의 감산 결정 자체도 역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우디가 다른 회원국들에 강요해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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