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올해 아동 99명 급성신장질환 사망…감비아 이어 '비상'
전문가 조사 끝날 때까지 시럽 약 처방 일시 중단 지시
"문제의 인도산 감기약 유통 안 돼"…일각선 밀수 유통 가능성 제기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올해 어린이 99명이 급성 신장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서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인도 감기 시럽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한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되자 보건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모함마드 시아흐릴 인도네시아 보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달 18일 기준으로 올들어 206건의 아동 급성 신장질환 사례를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9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예방 조치 차원에서 당국의 연구와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액체 또는 시럽 약을 처방하거나 공급하지 말라고 모든 의료인에게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은 보건·소아과 전문가, 세계보건기구(WHO) 직원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도 꾸린 상태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급성 신장질환에 대응할 전문 의약품도 확보했다.
앞서 감비아 정부는 지난 7월 말부터 급성 신장질환을 앓는 어린이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은 기침이나 열 등 감기 증상 때문에 약을 먹었다가 신장이 손상됐으며 지금까지 약 7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WHO는 지난 5일 감비아 어린이 사망 사건이 인도에서 만들어진 오염된 의약품 4개와 관련이 있다며 해당 시럽에는 디에틸렌 글리콜 등이 허용치 이상으로 많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디에틸렌 글리콜 등은 일반적으로 부동액, 브레이크 오일 등 산업용으로 사용되며 감기약 성분의 값싼 대용품으로도 활용된다.
인도 보건 당국도 이와 관련해 해당 약을 만든 메이든 제약사 공장을 점검해 제조 과정에서 12건의 규정 위반을 발견했다며 공장 가동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인도 매체는 메이든 제약사가 해당 약에 포함된 디에틸렌 글리콜, 프로필렌 글리콜 등 유해 성분에 대한 품질 검사를 하지 않았고 일부 제품에는 제조날짜와 유통기한 표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비아에서 문제가 된 인도산 감기약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유통되지 않았다고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BPOM)이 최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소 인도산 의약품이 밀수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메이든 제약사 감기 시럽의 인도네시아 불법 유통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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