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시진핑 책사' 왕후닝, 전인대 상무위원장 될 듯"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사상 이론 체계 잡은 브레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책사로 꼽히는 왕후닝(67)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중국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공산당 서열 5위인 왕후닝이 통상 서열 2위나 3위가 맡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은 시 주석이 향후 5년 혹은 그 이후까지의 통치를 위해 새 피를 수혈할 핵심 지도부에서 그를 보기 드문 백전노장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후닝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에 남는다는 것은 기존 예상보다 큰 폭일 것으로 전망되는 최고 지도부 개편에서 '연속성'을 상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후닝은 중국 정가에서 '왕좌 뒤 브레인'으로 불리는 학자 출신 정치인이자, 국제 관계 전문가이다.
불어를 전공한 그는 국제 관계 전문가로 30세에 상하이 푸단대에서 최연소 부교수가 됐으며 1988년에는 미국에서 6개월간 연수하면서 미국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는 책을 썼다. 미국이 개인주의, 쾌락주의, 민주주의를 강조하기 때문에 쇠락할 것이라고 예견한 해당 책은 지난해 중국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 뒤늦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왕후닝은 중국 공산당 정치국의 정치 이론, 정책 및 문서 작성을 담당하는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15년간 맡은 뒤 2017년 정치국 상무위원이 됐다.
그는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오른 장쩌민 전 주석의 '3개 대표 사상'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발전관'의 이론체계를 잡았다.
또한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국을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로 만들고 미국의 견제에 맞서 '자강론'에 입각한 부국강병을 외치는 시 주석의 공약 역시 모두 왕후닝이 제시한 아이디어들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SCMP는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의 왕후닝은 종종 시 주석의 주요 시찰과 순방을 수행했다"며 "지난 7월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 때도 시 주석을 수행해 홍콩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어 "왕후닝이 예상대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되면 시 주석이 지난 16일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업무보고서에서 내놓은 대 전략을 현실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SCMP는 20차 당 대회에서 현재 7명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최대 4명까지, 중앙위원회 위원은 절반 가까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총리 임기 2회 제한에 따라 총리직에서 내려오는 리커창 총리가 상무위에 남아 전인대 상무위원장 같은 다른 직책을 맡을 것이라고 보지만, 소식통들은 그가 전면 은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상무위원 중 리커창과 왕후닝,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은 나란히 67세로, 최고 지도부 연령 제한 불문율인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원칙에 따르면 아직 은퇴 연령은 아니다.
공산당 지도부 개편 결과는 이번 주말 발표된다.
20차 당대회 폐막일인 22일에는 9천700만 당원을 이끌 새로운 중앙위원회 위원 약 200명을 선출한다.
이어 23일 예정된 20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총서기 선출이 결정된다.
상무위원 기자회견 때 등장 순서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는 최고 지도부의 구성원 명단과 서열이 공개된다. 그와 더불어 각 상무위원이 맡을 보직도 드러난다.
SCMP는 "차기 총리와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향후 공식 확정되지만 23일 발표될 새로운 지도부 서열에서 분명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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