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현대차·기아 '대규모 추가 충당금'에 목표주가 낮춰(종합)

입력 2022-10-19 15:38
증권가, 현대차·기아 '대규모 추가 충당금'에 목표주가 낮춰(종합)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3분기에 엔진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한다는 소식에 증권가는 19일 양사 실적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내렸다.

현대차는 전날 세타2 엔진 관련 품질비용 약 1조3천600억원을 올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기아는 1조5천400억원의 품질비용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문제가 불거진 뒤 현대차와 기아는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2020년 3분기 비용으로 현대차 2조1천352억원, 기아 1조2천592억원 등 3조3천944억원을 반영했으나 엔진 교체율이 높아지면서 2년 만에 충당금을 추가 반영하게 됐다.

하나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24만5천원에서 22만5천원으로, 기아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했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27만원으로, 기아는 12만5천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고, 현대차증권[001500]은 현대차를 30만원에서 26만원으로, 기아를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각각 내려잡았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엔진 품질비용의 반영으로 양사의 3분기, 연간 실적 추정치가 하향된다"며 "기존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3조5천억원, 올해 영업이익 11조9천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이를 각각 2조1천억원, 10조6천억원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2조4천800억원, 올해 영업이익이 8조7천600억원이었으나 각각 9천400억원, 7조2천200억원으로 낮춰졌다.

송 연구원은 "이익이 감소했고, 대규모 엔진 충당금 비용이 재발해 실적 신뢰성이 하락했다"며 목표주가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가 충당금 설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충당금 추가 산입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충당금 적립액은 각각 10조원, 6조원을 초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비용 이슈는 잊고 있었던 엔진 품질 문제를 구조적인 손익 악화 요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추가적인 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가장 아쉽다"면서 "주가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증권사는 이번 충당금 반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현대차, 기아는 막대한 충당금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을 입증했다"며 "산업의 트렌드는 이미 전기차로 전환 중이라는 측면에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2020년과 이번 3분기에 각각 대당 기준 합산 충당금을 역산하면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30만원, 144만원에 육박해 엔진 원가 대비 50%를 차지한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은 적어 보이며 기업가치의 추가 변동요인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종가와 같은 16만8천원에, 기아는 0.14% 내린 6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