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시위진압 관련 EU 제재는 허위 사실에 근거"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제재를 가한 유럽연합(EU)을 비판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EU의 대이란 제재는 잘못된 계산에 의한 비건설적인 조치이며, 광범위하게 퍼진 허위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란은 평화적인 시위를 벌일 권리를 보장하지만, 폭동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세상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U는 이날 이란에서 발생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를 탄압한 정부 기관 4곳과 소속 인사들을 제재했다.
제재 대상에는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 대장 등 시위 진압에 관여한 인물 11명이 포함됐다. 이들에 대해서는 유럽 내 자산 동결, 여행 금지 조치 등이 시행된다고 EU는 설명했다.
앞서 이란은 EU가 새로운 제재를 가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호한 보복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최소 150명이 시위와 연관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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