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드론 공격에 임신부까지 사망…"러, 국제기구서 퇴출해야"(종합)
사망자 6명에 대규모 정전도…젤렌스키 "우리 무너뜨리지 못할 것"
'드론 공급 의혹' 이란에 "우크라이나인 살해에 책임" 비난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3명이 숨지는 등 전국에서 6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현재까지 주거 건물에 대한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며 "19명이 구조됐고 현재도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텔레그램에서 밝혔다.
특히 사망자 중 2명은 임신 6개월의 임신부 등 젊은 부부라고 클리치코 시장은 전했다.
그는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테러"라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이날 아침 6시 35분께 키이우에서 공습경보가 울린 뒤 4차례 러시아의 자폭 드론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이어졌으며, 이로 인해 여러 채의 주택과 건물이 파손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동북부 수미주에도 러시아군이 로켓 공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주 당국이 밝혔다.
수미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0분께 러시아 로켓이 지역의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했으며, 사상자 외에 여러 명이 여전히 잔해에 매몰된 상태로 전해졌다.
데니스 슈미갈 부총리는 수미주와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에너지 시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수백 개 마을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를 모든 국제기구에서 퇴출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에서 "민간인을 위협하고자 중요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전선을 시체로 뒤덮도록 총동원령을 내린 이들이 주요 20개국(G20) 정상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선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드론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살해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자국민을 억압하는 국가가 러시아 괴물에게 대량학살을 위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것이 전체주의에 대한 양보와 타협의 결과이고, 제재가 충분하지 않을 때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디에도 무기를 보낸 적이 없다고 거듭해 밝히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적은 밤낮으로 민간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자폭 드론과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하고 있다"며 "적이 우리 도시를 공격할 수 있으나 우리를 무너뜨리진 못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전날 저녁 이후 공격해온 러시아군 드론 중 85~86%를 격추했으며, 앞으로 격추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무차별 포격이 아닌 군사 목표물만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고정밀 장거리 무기로 군 지휘부와 작전통제 시설, 에너지 시스템을 공격했다"며 "모든 지정된 목표물에 공격이 명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이후 10일부터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전력·수도 인프라를 겨냥한 대대적 공습을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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