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뿜은 브라질 토론…"철면피 거짓말쟁이" vs "마약중개상 친구"
대선 결선 앞두고 첫 TV토론서 정면충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오는 30일(현지시간)에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 결선을 앞두고 16일 오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간에 첫번째 TV토론이 진행됐다.
이념적으로 좌우 대척점에 선 두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각각 48.43% (룰라), 43.20%(보우소나루)를 각각 기록하며 박빙의 승부를 연출한 바 있다. 최종 승자를 결정할 결선을 앞두고 한치의 물러섬 없는 양측간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TV토론은 결선 유세 활동의 절반이 마무리되는 시점이자 양 후보자의 첫 번째 결선 대면이 이루어지는 자리로 유튜브 실시간 뷰 수가 백만이 훌쩍 넘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첫 순서는 진행자 없이 두 후보가 직접 맞짱을 뜨는 자유토론이었다. 보우소나루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처 실패와 룰라 정부의 부패가 각 후보가 상대를 향해 꺼내든 공격의 키워드였다.
룰라는 보우소나루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죽음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을 경시하고 백신 접종 지체 및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약품 권장 등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는 거짓말에 근거한 비판이라고 받아친 후 화제를 부패로 전환했다. 룰라 정부의 모든 부분이 부패로 물들어 있었으며, 룰라가 마약 중개상 및 범죄자들의 친구라고 비방했다.
룰라는 자신이 브라질에서 유일하게 무장병력 없이 빈민촌에 들어갈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 보우소나루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하는 철면피라고 역공하기도 했다.
이어 두 후보는 경제, 교육, 및 페이크 뉴스에 근거한 선거유세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후보는 대부분의 주제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공공 자금 마련을 위해 브라질 최대의 반관반민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민영화를 주장한 보우소나루와 달리, 룰라는 민영화가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는 2018년 룰라를 감옥으로 보낸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페트로브라스와 관련된 부패로 대화의 주제를 다시 이끌며 양 후보 간의 공방전이 계속됐다.
룰라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환경파괴 및 브라질 원주민 터전 파괴 문제, 코로나19 팬더믹 동안의 교육 퇴보 등을 비판했고, 보우소나루는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 등을 들며 룰라 정부의 경제 정책과 이념에 대한 쟁점화를 시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표현의 자유와 가톨릭적 가치를 지키는 나라를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빈민층의 굶주림을 해결할 것을 약속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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