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가장 위험한 나라' 발언에 파키스탄, 미 대사 초치

입력 2022-10-16 07:38
수정 2022-10-16 07:40
바이든 '가장 위험한 나라' 발언에 파키스탄, 미 대사 초치

"결속 없는 핵무기 보유" 비판에 "우리는 책임있는 핵보유국" 반박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키스탄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라고 언급하자 파키스탄이 미국 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했다.

15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밤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 모금 행사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설명하면서 파키스탄을 거론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과 관련해 자국의 역할을 계산하는 상황에 우리가 놓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느냐"며 "이 사람은(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엄청나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는 이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러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에 어떻게 대처할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하기로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다. 어떤 결속도 없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백악관의 녹취록 공개로 알려지자 파키스탄은 곧장 도널드 블롬 파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했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놀랐다"며 "이것은 관계성이 부족할 때 생기는 일종의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었다"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이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 이것이 파키스탄과 미국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트위터에서 "파키스탄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며 "우리는 핵 자산이 최고의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우리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극도로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간의 전쟁을 끝내면서 악화했다.

미국은 파키스탄 군사·정보 기관이 탈레반을 도왔다고 보고 있으며 파키스탄과 중국의 협력 관계를 경계해 왔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제안을 받아들여 2014년부터 540억 달러(약 78조원)가 투입되는 '경제 회랑'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심각한 부채 문제를 안고 있다.

파키스탄은 최근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을 규탄하는 유엔 총회 표결에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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