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카스 비켜…'MZ 픽'에 편의점 주류 판도 바뀐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참이슬과 카스로 대표되던 편의점의 주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특별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가 주류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증류식 소주와 수제 맥주 등 차별화된 신제품이 스테디셀러를 밀어내고 매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올해 3분기 기준 주류 매출 순위를 분석한 결과 원소주 스피릿이 1위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원소주 스피릿은 GS25가 가수 박재범이 설립한 주류업체 원스피리츠와 손잡고 지난 7월 12일 출시한 증류식 소주다.
이 제품은 출시 1주일 만에 초도물량 20만병이 완판되며 편의점 주류 매출 부동의 1, 2위였던 카스와 참이슬 후레시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고, 이후로 석 달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출시 석 달째인 지난 11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200만병, 매출액은 260억원을 돌파했다.
원소주 스피릿의 인기에 힘입어 GS25에서는 그간 소주 매출의 3% 미만이었던 증류식 소주 비중이 40%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출시한 버터맥주도 원소주 스피릿의 뒤를 잇는 간판으로 성장하고 있다.
버터맥주는 출시 1주일만에 초도물량 20만개가 모두 팔렸고 맥주 카테고리에서 카스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CU는 경남 창녕군의 전통주 양조장 '우포의 아침'에서 제조한 프리미엄 소주 '빛24'를 밀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빛24는 증류식 소주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빛 소주의 인기에 이달 들어 CU에서 프리미엄 소주 매출은 전년 대비 311.6% 늘기도 했다.
CU가 2020년 4월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이제 완전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대량 생산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맥주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했던 곰표 밀맥주는 현재도 카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올해 누적 판매량은 3천400만개에 달한다.
세븐일레븐에서는 배달의 민족과 손잡고 내놓은 캬 맥주가 대표 상품이다.
캬 맥주는 지난해 7월 출시 보름 만에 초도물량이 모두 팔렸고, 지금도 수제맥주 중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는 수제맥주는 모두 23개로, 국산 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2.5%에서 올해 19.5%까지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또 가수 임창정과 함께 증류식 소주 '소주한잔'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다양한 신상 주류를 내놓는 한편 주류 전문 매장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현재 40여개인 주류 전문매장을 내년에 200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U는 현재 9개인 주류특화 매장 'CU바'를 올해 30개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회식 중심의 주류 문화에 취하도록 마시는 술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홈술과 혼술이 늘면서 맛있는 술, 인증샷으로 자랑할 수 있는 술이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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