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 피해 사죄·배상하라"…日미쓰비시 앞서 시민단체 또 호소
도쿄서 '금요행동' 516회 집회…"개인 청구권은 소멸 않았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과 사죄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일본 시민단체가 14일 또다시 도쿄 지요다구 마루노우치에 모여 "사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시민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하 소송지원모임)은 이날 가해 기업(피고 기업)인 마루노우치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비시상사 앞에서 516회를 맞은 '금요행동'에 나섰다.
오는 30일이면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첫 판결을 확정한 지 만 4년이 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지금까지도 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 약 15명은 한국어와 일본어로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지금 바로 양심과 영단(英斷)을', '미쓰비시는 임금을 지불하라', '중공업은 근로정신대원들에게 사죄와 배상을'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손에 들었다.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 소송지원모임 공동대표는 미쓰비시상사 앞에서 "하루라도 빨리 지불하지 않은 급료를 내라"며 "돈보다 사죄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소송지원모임은 미쓰비시상사 앞에서 약 30분간 집회를 한 뒤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앞으로 이동했다.
데라오 데루미(寺尾光身) 소송지원모임 공동대표는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미쓰비시 관련 업체 사장들이 매월 두 번째 금요일 점심에 모인다"며 "그들이 우리의 요구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라오 대표는 "미쓰비시가 한국 대법원판결에 따라 사죄하고 배상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이런 회사가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소송지원모임은 2007년부터 징용 피해자를 부린 책임이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앞에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금요행동을 지속해 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중단했다가 지금은 한 달에 한 차례만 모여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카하시 대표는 "집회를 열지 않는 금요일에는 편지를 써서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에게 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95번 정도 편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소송지원모임은 행인들에게 금요행동의 취지를 소개하는 전단을 나눠주려 했지만, 받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단에는 한 달 전 나고야에서 열린 연극 '봉선화 2022 조선여자근로정신대를 잇는 기억과 계승'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었다.
미쓰비시중공업 측이 금요행동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송지원모임은 활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데라오 대표는 "징용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과거에 일본 정부도 인정했다"며 "미쓰비시가 일본 정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요행동에 참여한 한 남성은 약 1년 전부터 의무감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미쓰비시중공업이 하루라도 빨리 우리 요구에 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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